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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한폐렴 '세대차이'…어릴수록 '관심' vs 50대 이상은 '심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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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인기검색어, 많이 본 뉴스에서 세대별 특징 '뚜렷'

"오늘 중시하는 청년층과 '낙관적 편향' 나타난 노년층 차이"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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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국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연령별'로 검색어와 뉴스 구독에서 우한폐렴에 대한 관심사가 다르게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확진자 4인중 3인이 50대 남성이지만 정작 우한폐렴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주요 인터넷 포털 상위권엔 '우한폐렴' 관련 검색어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1일만 해도 중국 '우한'에 관심을 가졌던 누리꾼들은 일주일 새 국내 우한폐렴 관련 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4명의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타남에 따라 달라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결과는 세대별로 우한폐렴에 대한 관심사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50대 이상의 국내 포털 이용자의 경우, 질병보다는 질병과 관련한 '투자처'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소셜미디어 등에 익숙해 여러 플랫폼을 통해 대량의 정보를 얻고있는 젊은 세대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지역' 관심…30대 이상은 '투자처' 관심↑

우한폐렴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있는 세대는 30대로 상위 10개 검색어 중 6개 검색어가 우한폐렴과 관련한 검색어였다. 반대로 우한폐렴에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보이는 세대는 50대 이상(2개)이었다.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 4인중 3인이 50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흥미로운 결과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분석도구 '네이버 데이터'에 따르면 네이버를 이용하는 10대 이용자는 Δ부산 우한폐렴(1위) Δ음성양성 뜻(2위) Δ원주 우한폐렴(3위) Δ음성(4위) 순으로 검색을 많이 했다.

20대 이용자의 경우 Δ부산 우한폐렴(1위) Δ음성양성 뜻(3위 ) Δ음성(4위) Δ원주 우한폐렴(6위) Δ격상(8위)을 검색했다.

30대는 Δ부산우한폐렴(2위) Δ원주 우한폐렴(4위) Δ음성양성 뜻(5위) Δ음성(7위) Δ마스크 관련주(8위) Δ의정부 우한폐렴(9위) 순으로 검색을 이어갔다. 40대 이용자는 Δ마스크 관련주(4위) Δ부산 우한폐렴(5위) Δ질병관리본부(10위)에 관심을 가졌다.

50대 이상 이용자의 경우 상위 10개 검색어 중 우한폐렴과 관련한 검색어는 2개뿐이었다. 2개 검색어는 Δ마스크관련주(5위) Δ음성양성 뜻(6위)이며 상위 검색어 1위부터 4위까지는 연예계 이슈가 주를 이뤘다.

◇뉴스 구독도 차이 뚜렷…노년층일수록 '우한폐렴' 관심없어

검색어만큼 연령별로 소비하는 뉴스 콘텐츠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10대~30대 독자가 많이 읽은 상위 10위 내 기사 대다수가 우한폐렴 관련이었던 것과 달리 50대 이상의 경우 정치 기사가 주를 이뤘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많이 본 뉴스 10위 안에 '우한폐렴' 기사는 없었다.

네이버 '많이 본 뉴스' 연령별 구분에 따르면, 10대 이용자가 많이 본 뉴스 상위 5건 모두 우한폐렴과 관련한 기사였다. 10대가 가장 많이 본 뉴스는 '부산 우한폐렴 의심증상 30대 여성을 조사한 결과 음성의 결과가 나타났다'는 내용이었다. 20대 역시 상위 5건의 기사 모두 '우한폐렴'과 관련된 기사였으며 가장 많이 본 뉴스는 10대와 같았다.

30대 독자의 경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상위 5건 중 4건이 우한폐렴 관련 내용이었다. 다만 가장 많이 본 뉴스의 경우 '원주에 거주하는 15개월 영아가 1차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기타 1건의 기사는 연예계 소식이었다.

40대 독자의 경우 상위 5건 기사 중 2건의 기사가 우한폐렴과 관련한 기사였다.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연예계 소식이었으며 우한폐렴과 관련한 기사는 2건(2위, 4위)이었다.

50대의 경우 상위 5건 기사 중 1건만이 우한폐렴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50대의 경우 1위부터 4위까지 정치(3건)·사회(1건) 기사였으며 우한폐렴 관련 기사는 5위(총들고 우한사람 내쫓는 중국)뿐이었다.

60대 이상 이용자의 경우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 5건이 모두 정치계 기사로 우한폐렴 기사는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다음 뉴스도 네이버 뉴스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20대~40대 다음 뉴스 이용자 대다수는 우한폐렴 기사를 많이 읽었고(평균 상위 5건의 기사 중 3건이 우한폐렴 관련 기사), 50대 이상 이용자가 많이 읽은 상위 5건의 기사 중 우한폐렴과 관련한 기사는 '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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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뉴스 내 60대 이상 독자가 '많이 본 뉴스' 상위 5건 (네이버뉴스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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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중시하는 세대 vs '다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는 세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세대 간 정보 격차와 심리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높은 연령의 세대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등을 포함해 여러 재난을 경험했기 때문에 '우한폐렴도 이러다 지나가겠지'라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경우 사스, 메르스 등이 창궐했을 당시 청소년이었던 경우가 대다수라 이번 우한폐렴이 더욱 와닿는 질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일수록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게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세대일수록 엽기적이고 부정적인 외국발 콘텐츠(박쥐를 먹는 영상 등)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눈앞의 질병 확산이 두렵게 느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 교수는 "청년 세대는 더 확실한 것을 원하고 한 가지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욜로(YOLO, 인생은 한 번뿐)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 즉시적인 현상에 큰 관심을 가진다"며 "취업난 등 여러 사회문제를 겪고있는 청년 입장에선 막연하게 '잘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곽 교수는 "나이든 세대의 경우 '위험한 사고는 남에게만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낙관적 편향'(Optimistic bias)이 나타난다"며 "현재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 대다수가 5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고령일수록 불안함을 느껴야 하지만, 오히려 불안이 가중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50대 이상 세대에서 본인의 공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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