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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산화탄소 잡아먹는 2차전지… 전해질 바꿔 수명·효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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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수명과 성능을 개선한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강석주·곽상규·안광진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전해질을 바꿔 전지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사용한 전해질은 ‘용융염(Molten Salt)’으로 공장 굴뚝과 같이 뜨겁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는 리튬을 음극(-)재로, 이산화탄소를 양극(+)재로 사용하는 이차전지다.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며 전지의 충전과 방전이 일어난다.

그동안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문제는 이러한 작동과정에서 ‘탄산리튬’이 생기고 과전압이 높아 전지의 수명과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에 있었다. 과전압이 낮을 수록 충·방전 시 전지의 성능은 우수하다.

과전압은 전지가 작동하는 전류밀도도 제한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효율도 떨어뜨린다.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이산화탄소 포집 반응은 전지의 방전 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전해질과 촉매를 바꿔서 해결했다. 기존 전해질 대신 질산염으로 구성된 고체 전해질을 쓰고, 양극 표면에 루테늄 나노 입자를 촉매로 붙였다. 그 결과, 전력밀도가 기존 전지에 비해 13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곽상규 교수는 "배터리가 전기를 쓰는 방전 시에는 루테늄 촉매가 불안정한 이산화탄소 음이온의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인 과전압이 낮아지고 전류밀도와 전력밀도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고체 질산염은 100도 이상 고온에서 녹아 전해질로서 작용하는데 충·방전시 전지에서 발생하는 부반응을 줄여 과전압을 낮출 수 있다. 루테늄 촉매는 전해질과 함께 과전압을 낮추고 전력밀도가 높은 상태에서도 전지가 작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강석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전류밀도에서 구동 가능한 리튬-이산화탄소 전지가 최초로 개발됐다"며 "고성능 차세대 충전지 시스템과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로서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를 상용화하는 일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23일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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