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벨기에 전 국왕, 7년간 이어진 '혼외자 논란' 인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벨기에의 전 국왕이 친자확인소송 피소 7년 만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혼외자를 인정했다.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85)의 변호인 알랭 베랑붐 변호사는 27일(현지 시각) "과학적 결론은 알베르 2세가 델피네 뵐 부인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법적 아버지는 필연적으로 생물학적 아버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에 찬반이 엇갈리고, 적용된 절차가 알베르 국왕의 시각에서 반대할 만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명예와 품위로 끝내기로 결심했다"고 발표했다.

조선일보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 부부/AP 연합뉴스


앞서 2013년 알베르 2세는 장남 필립에게 왕위를 이양하고 퇴임했다.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혼외자 의혹 때문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알베르 2세의 혼외자 의혹은 1999년 시작됐다. 알베르 2세의 부인인 파울라 왕비가 자서전에서 "국왕이 1960년대부터 오랫동안 혼외관계를 가졌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알베르 2세가 퇴위하던 날, 뵐(51)의 어머니인 시빌 드 셀리 롱샹 남작 부인은 TV 방송 인터뷰에서 알베르 2세와 1966년부터 1984년까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베르 2세는 결혼 위기를 겪었을 뿐 불륜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유전자검사에서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의 친자로 확인된 델피네 뵐/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뵐은 DNA 검사와 친자관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알베르 2세는 면책 특권을 가진 국왕 신분이라 DNA 검사를 받지 않았다. 2017년 법원은 알베르 2세가 법적 아버지가 아니라고 판결했지만 뵐은 항소했다.

이에 2018년 브뤼셀 항소법원은 "델피네 뵐의 아버지 자크 뵐이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며, 알베르 2세에 유전자 검사를 이행하라"고 판결하며 DNA검사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알베르 2세는 검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해 유전자 검사 시료 제출 명령을 거부하면 매일 5000유로(약 650만원)씩 벌금이 부과된다는 법원의 결정 이후 자신이 뵐의 생물학적 아버지임을 인정한 것이다.

조선일보

델피네 뵐(왼쪽)과 남편/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뵐이 알베르 2세로부터 자식으로 인정을 받기까지 무려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에 따라 알베르 2세의 친자로 판명된 뵐은 공주로서 벨기에 왕가의 성을 따르게 되며, 알베르 2세의 재산 가운데 8분의 1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라 인턴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