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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줌인] '우한 폐렴'을 둘러싼 루머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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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확산되며 중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SCMP는 이와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루머와 사실을 정리했다.

조선일보

28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역에서 승무원이 베이징 도착 승객 전원 대상으로 체온을 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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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가
그렇다. 사람과 사람 간에도 전염될 수 있다. 중국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권위자인 종 난산 연구원은 지난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 전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감염병 전문가들 역시 연구를 통해 대인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염병 전문가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 24일 국제학술지 ‘란셋’에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공기를 통해 전파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 주임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와는 달리 최대 14일인 잠복기 동안에도 전염이 가능하다며 "현재 전염병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라고 26일(현지 시각) 밝혔다.

-현재 확인된 치료제는.
아직 확실한 치료제는 없다. 과학자들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부분의 감염자들은 당뇨병 등 질환을 앓고 있던 노인 혹은 중년층이나, 중국 후베이성에선 36세 남성이 감염되기도 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게 HIV 항레트로 바이러스 약물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미국 국립보건원은 백신을 개발 중이며 3개월 내에 인간에게 임상 실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소금물로 입 헹구기 같은 민간요법도 효과가 있나.
아니다. 민속의약은 일반 감기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우한 폐렴에 효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소셜미디어(SNS)상에선 소금물로 입 헹구기, 정향(정향나무과의 정향의 꽃봉오리) 섭취 등 민간요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유할 수 있다는 글이 네티즌의 주목을 끌었다. "식초와 한약재 ‘판람근(板藍根)’을 섞어 마시면 폐렴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문도 떠돌았지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는 "이 같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베이징 병원 호흡기과 의사 졍 후아는 판람근이 일반 감기 치료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우한 폐렴 치료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나.
마스크 착용은 가장 기초적인 보호책일 뿐, 완벽하게 바이러스를 예방하지는 못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침방울이 코나 입에 접촉해 바이러스에 옮기는 경로는 일정부분 차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와 착용자의 얼굴 사이 남는 작은 공간을 통해서도 여전히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고 외신은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의료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 추가로 손을 자주 씻고, 재채기할 땐 입을 가리고, 음식을 익혀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항 등에서 여행객의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나.
아니다. 국경 검문소 등에서 이동자의 체온을 재는 것 만으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자가 최장 14일의 잠복기 동안은 어떠한 감염 증상도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객들의 체온을 재는 조치는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는 "국경에서 체온을 측정하는 방안은 100% 효과적일 수가 없다.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감염자는 체온 검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열이 나거나 인두통, 호흡 곤란 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 잘 알려주는 것"이라며 오히려 병원과 의료 기관의 질병 감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한 폐렴은 해산물 시장에서 팔린 박쥐 등 야생동물로 인해 발생했나.
아직 연관성을 명확하게 입증할 만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중국 정부는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어떤 동물이 인간에게 질병을 옮겼는지 밝히지 못했으나, 두 가지 연구에 따르면 박쥐로부터 바이러스가 비롯됐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그러나 24일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처음 입원했던 41명 중 13명은 우한 해산물 시장과 연결고리가 없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기존 연구결과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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