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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우한 폐렴' 백신 개발 언제 이뤄질까... 심한 바이러스 변이⋅낮은 상업성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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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노르웨이 호주 등 백신 개발 경쟁 돌입

조선비즈

지난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적십자 병원 의료진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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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백신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탓에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우한 폐렴 원인이 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달초 분리해, 백신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CDC 연구진은 우한에서 확보한 4개 샘플(병원체)을 활용, 유전자 분석 시퀀싱을 통해 염기서열을 분석 중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중국 푸단대학교를 통해 공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와 89% 유사했다. 또 메르스와 50%, 사스와 77%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특히 베이징에 있는 3개 병원에서 임시방편으로 에이즈(HIV) 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 치료를 위해 시험 중인 의약품 30가지 중 3분의 1 이상이 HIV 치료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보건복지부(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와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중이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약 3~4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르면 5월에는 백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또 미국 백신 개발회사인 노바백스(Novavax)와 DNA 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이노비오(Inovio) 역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 연구에 돌입했다. 호주 퀸즈랜드 대학도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에 대한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회의적 시각을 내놓는다. 확산 시기가 지나면 임상시험 등을 위한 환자 모집이 어렵고,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탓이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개발이 됐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 유행이 있어야 지속 가능해지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거기다 변이가 지속되면서 기존 백신이 무용지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상업성이 낮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백신 개발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의 경우 확산 시기를 놓치면, 인체에 유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 대상 환자를 찾기도 어렵다. 2002~2003년 발발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에도 백신 개발에 착수한 제약사들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개발을 중도 포기한 이유다.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된 축적된 염기서열 유전자 데이터도 부족하다.

이런 이유 등으로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일양약품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했지만, 현재까지 백신 개발은 감감무소식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사인 진원생명과학은 2015년부터 메르스 DNA 백신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 초기인 1·2a상 단계다. 메르스 역시 변이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와 같은 RNA(리보핵산) 계열 바이러스에 속한 것도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RNA 바이러스는 인체나 동물의 몸에 침입하면 바이러스 수를 늘리기 위해 유전정보를 빠르게 변화시켜,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난다.

손장욱 교수는 "RNA 계열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렵다"면서 "우한 폐렴을 예방하는 백신이 설령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변이가 지속 일어나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개발된 백신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변이가 많은 감기가 예방 백신이 없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까지 갈 길은 멀기 때문에 결국 예방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확진자들은 대증요법 등으로 증세를 관리하거나 자가 치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등은 각별히 감염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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