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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세정제 판매 70배 증가…식품매장선 시식코너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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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선 직원들 체온 체크하고

카지노선 중국 단체관광객 금지

삼성전자 쑤저우공장 가동 중단

외교부, 중국전역 여행 자제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된 28일 오전 서울 명동 거리의 행인들은 10명 중 8명꼴로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환경미화원과 커피숍, 편의점, 약국 등 종사자들도 모두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가 권장하는 ‘KF94’ 마스크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 커피숍 직원은 “본사 지시로 마스크를 구매하려 했는데 주변에선 구하기가 어려워 인터넷으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선 일반 마스크를 가득 실은 트럭이 박스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140개 이상의 박스가 약국 한 곳에 납품됐다. 1개의 박스에는 10개의 소포장(각 25개입) 제품이 들어 있다. 이곳엔 중국인 관광객이 쉴 새 없이 몰렸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 측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마스크 판매량이 전달 대비 10.4배 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지난 21~27일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14~20일)에 비해 4380% 폭증했다. 손세정제 판매량은 전주 대비 7004% 증가했다.

중국인이 많이 찾는 대형 유통업체들과 카지노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롯데백화점 본점 등의 식품매장은 시식대를 모두 치웠고, 홈플러스는 쇼핑카트 보관 장소 등에 소독·위생용품을 비치했다. 롯데면세점은 하루 한 번씩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고, 매장과 인도장 근무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직원 체온을 매일 확인하고 중국 방문 직원은 휴가 조치할 예정이다. 우한 폐렴 세 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백화점은 식품매장에서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도록 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데도 ‘지침이 오기 전까지 서비스직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는 백화점 근무자 명의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GKL 카지노는 27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점 등 전 매장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주재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중국 우한 출장을 금지하고, 다른 중국 지역에 대한 출장 자제를 권고했다. LG전자는 중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토록 했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의 2월 27일 LG화학 난징 제2 배터리 공장 준공식 참석도 잠정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세미나·워크숍·회식 등 국내 단체활동까지 당분간 제한키로 했다. SK그룹은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임직원에게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주요 시중은행도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공장 가동도 잠정 중단됐다. 중국 언론은 쑤저우(蘇州)시 당국이 현지 다국적 기업에 다음달 초까지 공장 가동 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쑤저우에 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춘절 연휴에 시작된 가전공장 휴무기간을 다음달 8일께까지 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20여 개 중국 현지 공장과 현대차 충칭(重慶)공장도 다음달 2일까지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외교부는 28일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신규 발령했다.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전역 여행경보는 25일자로 적용된 3단계(철수권고)를 유지했다.

◆한은, 해외서 온 한국 돈 교환 중단=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해 해외에서 유입된 한국 지폐와 동전의 교환 업무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등에서 사용된 지폐와 동전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영선·정은혜·김태윤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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