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우한 전세기 내일 못 뜰 수도 있다”…정부 ‘혼선’에 교민들 ‘불안’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정 연기 가능성’ 통보에 교민들 “불안”

中 “고열 있으면 한국인도 중국 내 격리”

외교부 “中 확답만 받으면 30일 출국 가능”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로 지목되며 출입이 봉쇄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700여 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정부가 전세기 4편을 오는 30일부터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중국 정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현지 교민들에게 전세기 투입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공지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주우한총영사관은 전세기 투입을 발표한 전날 오후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들에게 “우리 정부는 오는 30일과 31일에 2편씩 총 4편의 전세기를 파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중국 정부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며 (전세기) 탑승일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의 안내를 전달했다.

현지 한인회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교민들은 전세기 투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소식에 당장 불안감을 나타냈다. 현지에 체류 중인 한인회 관계자는 “아이들도 함께 있는 상황인데, 정부 발표와 달리 현지에서 ‘중국 정부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공지가 내려와 당황했다”며 “특히 우한 외곽에서 공항으로 출입하는 문제를 두고 출입이 통제돼 전세기에 탑승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교민들이 많다”고 했다.

외교부는 전세기 투입 연기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교민들이 갑작스레 전세기 투입이 늦춰질 경우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상황을 자세하게 안내한 것”이라며 “전날 장관급 대화에서도 이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했다.

공항까지의 이동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지만, 오히려 중국 측은 “한국 교민이 전세기 탑승을 위해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 도착하더라도 공항 검역에서 37.3도 이상의 열이 발견될 경우, 전세기 탑승을 제한하고 중국 내에서 격리 조치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우리 정부의 요구에 중국 측은 자국 내 검역과 통행 제한에 대해 “주권국의 고유 권한”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지며 중국 정부가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 역시 이 문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오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를 갖고 우리 국민들의 귀국 지원을 포함한 안전 확보를 재차 당부했다. 통화에서 왕 부장도 한국 정부와의 소통ᆞ협력을 강조하며 강 장관의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세기 투입 문제는 29일 오전까지도 중국 정부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오는 30일부터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중국 정부와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으로 29일 중에 중국 정부로부터 확답을 받으면 오는 30일에 예정대로 전세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