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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조국 ‘직위해제’, 청와대는 최강욱 ‘직위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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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된 자에겐 직위 안줄 수 있다”

관련 법조항 똑같은데도 적용 달라

기소 후에도 현직 유지는 최가 유일

“공직기강 계속 맡기는 건 부적절”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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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총장 오세정)가 29일 업무방해·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55)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법무부 장관)를 직위해제했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법 조항에 따른 조처다.

반면 청와대는 서울대와 달리 조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기소된 최강욱(52)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직위해제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서울대와 내용상 똑같은 법 조항이 적용되지만, 청와대가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직원들을 규율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서울대 교직원에게 적용되는 사립학교법을 보면 ‘복사-붙여넣기’한 듯 똑같은 조항이 있다. “임용권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라는 조항이다. 국가공무원법에는 제73조의 3의 4항, 사립학교법에는 제58조의 2의 3항으로, ‘직위해제’라는 조항의 제목은 물론 자구 표현까지 똑같다.

이 조항을 적용해 서울대는 이날 조 교수를 직위 해제했다. 서울대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강의 진행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취해진 조처”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기소 이후 한 달만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최 비서관이 지난 23일 조 교수 아들의 가짜 인턴활동 확인서를 떼어 준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뒤에도 직위해제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 청와대에서 기소된 뒤에도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건 최 비서관이 유일하다. 문 정부에서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과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이 각각 기소 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사표를 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명박 정부에서는 김두우 전 홍보수석이 모두 사직한 뒤 ‘전직 비서관’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관련 법의 직위해제 조항이 강행규정은 아니지만, 문 정부를 포함해 역대 청와대는 정권 차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수사 단계에서 당사자를 ‘정리’했었다”며 “지금 청와대가 유독 최 비서관만 감싸고 도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에 연루돼 기소된 최 비서관이 계속해서 공직기강을 다루는 건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최 비서관은 조 교수 부인 정경심씨의 부탁을 받고 이들 부부의 아들이 자신의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을 한 것처럼 꾸민 가짜 인턴활동 확인서를 떼어 준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최 비서관은 문제의 가짜 확인서를 정씨에게 넘겨주면서 “그 서류로 ○이(조국 아들)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에 대해 최 비서관은 기소 당일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이고 검찰권 농단이다. 윤석열 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고, 향후 출범할 공수처의 수사를 통해 저들의 범죄 행위가 낱낱이 드러나도록 할 것”이라며 거칠게 반발한 바 있다.

강희철 선임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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