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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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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탈당 택한 ‘안철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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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재건 꿈 접었다” 바른미래 탈당

손학규와 갈라서…4번째 창당 돌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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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자기 손으로 만든 당을 스스로 뛰쳐나간 것이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에 이어 두번째다. 그는 “당을 재창당해 실용정치의 길을 걷고자 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탈당 후 독자 창당 수순에 돌입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탈당을 손학규 대표의 무능과 독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손 대표의 발언을 보고 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 내부 통합도, 혁신도, 국민께 삶의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됐다”며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 저 자신도 알 수 없는 거대한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뛰어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1년4개월 만에 정계에 복귀한 그는 지난 27일 손 대표를 만나 대표직 사퇴와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했지만, 손 대표가 이를 일축하고 ‘동반 퇴진’ 수준의 세대교체를 요구하자 ‘조기 탈당’을 결행했다.

안 전 의원은 30일 오전 탈당 뒤 첫 행보로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찾을 계획이다. 2017년 소속 의원 1명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후 정치 행보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에도 ‘기득권 정당 구조를 깨겠다’며 자신을 마크롱 대통령에 견준 바 있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하면 안 전 의원으로서는 네번째 창당에 돌입하는 것이 된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뒤 대선과 총선에 두차례씩 도전하며 새정치민주연합(2014년)·국민의당(2016년)·바른미래당(2018년)을 창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하던 2015년 12월에도 그는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의 독자 세력 구축은 77일 남은 21대 총선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부에선 안 전 의원이 중도·보수 통합 논의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 전 의원과 가까운 문병호·김영환 전 의원이 보수야권의 통합협의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접촉면을 늘려가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또다른 국민의당 출신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혁통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안 전 의원 쪽은 “참여하는 분들 개개인의 정치적 소신에 따른 것이지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입장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계 의원들이 동반 탈당을 결행할지는 불분명하다. 대부분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의원 한 명 없는 원외정당으로 후순위 기호를 받게 되면 ‘비례대표 정당’으로 21대 국회의 원내 지분을 확보하려는 구상도 흔들릴 수 있다.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구을)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3지대를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공동 창업주’였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에 이어 안 전 의원까지 탈당하면서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겨레>에 “안철수는 떠나버렸고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은 추락했다. 손 대표가 퇴진 결단을 내리면 바른미래당을 플랫폼으로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대통합 개혁 정당을 만들어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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