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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현상금 내걸고 자체 검문소까지…도 넘은 '우한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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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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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마을 초입에 진을 치고 자체 검문을 하고 있는 베이징 인근 톈자잉 마을 주민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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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 지역민을 차별대우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한 지역 출신을 색출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현상금을 지급하는 지방정부가 있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는 우한 출신 사람에 대한 '신상털기'가 성행 중이다.

29일 홍콩 명보와 중국 현지 매체, 웨이보 등에 따르면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시 징징쾅구는 14일 이후 우한에서 돌아온 사람 가운데 '미등록자'를 찾아 신고하는 이에게 2000위안(33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허베이성 정딩도 우한에서 돌아온 '미등록' 인원을 신고하면 1000위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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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초입을 가로 막고 자체 검문하는 주민들/사진=홍콩 명보 캡쳐



중국 지방정부는 바이러스 발원지인 후베이성에서 온 사람들을 자택에 격리해 질병 확산을 방지하려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지역에서 우한 출신 사람들을 자택이나 지정된 장소에 최소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격리 조치 움직임이 우한 출신 사람들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당수 마을에선 주민들이 마을 초입에 검문소를 자체적으로 설치하고 무기를 들고 사람들을 검문, 검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모두 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들의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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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에서 돌아온 주민의 집을 봉쇄해버리려는 사람들/사진=웨이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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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태는 후베이성과 가까운 허난성, 안후이성에서 특히 심하다. 이들 지역에선 흙으로 후베이성과 통하는 터널을 아예 막아버리거나 굴착기로 도로를 파헤쳐 아예 차량 통행을 막기도 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우한 출신들의 이름과 주소, 호적, 핸드폰 번호, 교통편 예매 현황 등의 정보가 퍼지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많은 우한 출신 사람들이 "우한으로 꺼져라" 등의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

우한 출신 사람이 사는 집을 밖에서 못질해 막아버리거나 붉은 팻말 등을 내걸어 왕래를 금지하는 일도 잇따랐다.

이같은 사례가 확산하자 자오커즈 중국 공안부장은 전날 열린 신종코로나 대책 회의에서 "당국 허가 없이 마음대로 도로를 막고 검문소를 설치하는 건 위법 행위로,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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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도로/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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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이성 전체가 외부와 차단·봉쇄되면서 내일(30일) 이뤄지는 우한 거주 교민들의 국내 이송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때 제기됐다.

이들이 임시항공편을 타려면 톈허국제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중국 정부는 우한 시내외 대중교통 운영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도 모두 봉쇄돼 차량 이동도 불가한 상황이다.

이에 주우한총영사관은 홈페이지에 후베이성 정부와 협조해 통행 허가를 받아 공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총영사관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우한 내 영사관·장한대학·우한대학·광구 등 4개 집결지에서 모여 공항까지 셔틀버스로 이동 △우한 시내 지역에서 버스 등 단체로 공항까지 이동 △우한시내 지역에서 승용차나 택시로 공항 톨게이트까지 이동한 후 영사관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우한시 외 지역에서 공항으로 오는 교민들에 대해선 “교통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고려해 가장 마지막 비행편으로 배정할 예정이며 통행 허가 요청 공문을 후베이성, 외사판공실, 후베이성 공안청, 우한시 외사판공실, 우한시 공안국 등에 보내겠다”고 했다.

국내 이송을 신청한 인원 720명은 이틀(30~31일)에 걸쳐 총 4편의 임시항공편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온다. 이후 이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고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한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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