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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우한 교민들, 검역뒤 전세기 탑승…비행내내 N95 마스크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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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4대 이틀간 철수작전

중국과 무증상자 우선 귀국 합의

720명 귀국 신청…비행 내내 마스크

김포서 2차검역 뒤 아산·진천 이동

성인 1인당 30만원 탑승비용 내야

정부가 중국 우한(武漢)에 있는 한국 교민 720명을 철수시키기 위해 30~31일 전세기 4대를 띄운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때문에 전세기를 동원한 적은 있지만 감염병 때문에 전세기를 띄우는 건 처음이다. 검역을 거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기침 등) 등이 있는 교민은 데려오지 않는다. 입국하면 경찰인재개발원(충남 아산)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충북 진천)에 격리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9일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 격리시설 두 곳은 감염 우려, 의료시설 접근성,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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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송환 전세기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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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귀국 희망 교민이 150여 명에서 720명으로 늘었고,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별도 1인 1실을 배정하면서 두 군데로 정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7시·9시에 서울 김포공항에 전세기 두 편이 도착한다. 첫 번째 전세기에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이 타고 현지에 간다. 외교부 직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간호사,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다. 교민들은 우한 톈허(天河)공항까지 출발 네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 짐은 1인당 23㎏만 허용된다. 성인 1인당 30만원, 소아(만 2∼11세)는 22만5000원, 동반 유아(만 2세 미만)는 3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우한 현지에서 한국 신속대응팀과 중국 의료진이 탑승자를 검역한다. 건강상태 질문서는 이미 받았다. 중국 당국은 37.5도 이상의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적자도 제외된다. 교민과 혼인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비행기를 타지 못한 교민은 현지 공관에서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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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이송 어떻게 하나


정부는 무증상자와 격리해 유증상자를 귀국시키려 했으나 29일 최종적으로 무증상자만 우선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김강립 차관은 “중국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우선 무증상자만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검역에 관한 법령과 검역 절차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교민 안전을 위해 계속 중국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은 국적에 관계없이 발견된 국가에서 책임지도록 규정한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720명 중 유증상자가 몇 명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검역을 통과하면 N95 마스크(보건마스크)를 착용하고 탑승한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이번 수송작전에 270명과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A330과 B747 기종을 투입한다. 조종사와 승무원은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갖추고 탄다. 승객은 전후좌우 한 칸씩 비워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앉힌다. 비행시간(약 3시간)에 기내식 등의 서비스는 없다.

김포공항에서 다시 검역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격리해 검사한다. 이상이 없으면 따로 마련된 입국장으로 나와 35인승 경찰버스를 탄다. 비행기처럼 띄워서 앉힌다. 격리시설까지 두 시간 걸린다. 1인 1실이 원칙이다. 영유아와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가족과 같은 방을 쓴다. 식사와 생활용품 등은 정부가 제공한다. 14일간 외부 출입과 면회는 불가능하다. 두 연수원에는 각각 의료진·운영인력 40명이 배치된다. 하루 두 차례 발열 여부 등 건강상태를 살핀다. 증세가 있으면 바로 격리 의료기관으로 보낸다. 연수원의 생활폐기물은 소독한 뒤 이중 밀폐 전용용기에 담아 당일 소각한다. 14일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하고 귀가시킨다.

이에스더·위문희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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