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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F] 상처나면 자가 치유하는 젤리 형태 '전자 피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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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3D 프린터로 전자 피부를 만드는 모습(위 사진). 아래 사진은 반지 모양으로 만든 전자 피부다. 재료연구소 정경운 박사 연구진은 어떤 모양도 가능하고 잘려도 스스로 복구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ACS




어떤 모양도 가능하고 잘려도 스스로 복구되는 전자 피부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재료연구소 정경운 박사 연구진은 최근 미국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학술지 'ACS 응용 재료와 인터페이스'에 "젤리와 같은 소재로 감각을 느끼고 스스로 회복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피부는 3D(입체) 프린터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고 미세한 감촉도 감지할 수 있어 로봇의 팔이나 다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프린터의 잉크는 물과 고분자인 아크릴산을 섞어 오렌지색을 내는 하이드로겔이다. 묵처럼 말랑말랑한 소재이다.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하이드로겔을 뿌려 피라미드, 반지, 골무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정 박사는 "얼굴을 덮을 수 있는 마스크도 만들 수 있다"며 "3차원 형상의 사람 신체에 맞춤형 전자 피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다양한 전자 피부가 개발됐다. 잘 늘어나는 고분자 필름에 전기가 통하는 소재를 결합한 장치로 사람 피부에 붙여 에너지를 발생하는 식이다.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와 소프트 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장치들은 대부분 평평한 형태로 제작될 뿐 아니라 평평한 표면에만 부착할 수 있어 활용에 제한이 있었다.

이번 전자 피부는 자가 치유력도 있다. 전자 피부 내부에는 (-)전기를 띠는 음이온과 (+)전기의 양이온이 들어 있다. 피부가 잘리거나 찢어지면 반대 전기의 이온들이 서로 끌어당기면서 복구된다. 실험 결과 상온에서 전자 피부를 자른 뒤 약 30분이 지나자 다시 한 조각으로 붙었다.

외부 자극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다른 물체가 젤리 형태의 전자 피부에 닿으면 전류가 흐른다. 접촉 시 전류가 최대 5.4배 증가한다. 전자 피부에 연결한 전극 3개가 전류를 측정해 물체가 전자 피부의 어디에 닿았는지 계산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의 제난 바오 교수는 영국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새로운 전자 피부는 로봇이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경운 박사는 "전자 피부를 로봇 의수의 표면에 코팅해 손발에 닿는 감각을 장애인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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