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靑 선거개입' 수석·비서관 등 13명 기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병도는 후보 매수 혐의, 백원우·박형철은 감찰무마 혐의도 기소

검찰, 어제 이광철 조사 오늘 임종석 소환… "靑 조직적 개입 판단"

조선일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29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 5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기소 대상은 총 13명으로, 선거 부정으로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사상 초유(初有)의 일이다. 법조계 인사는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를 '야당 후보 하명 수사' '청와대 공약 지원' '당내 경쟁 후보 매수' 등 청와대와 여권, 경찰이 합작한 부정선거라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수석은 선거를 앞둔 2018년 2월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공기업 사장직을 제안하고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원우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비서관은 민정비서관실에서 재가공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경찰에 하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동부지검으로부터도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두 가지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첩보를 근거로 황운하 전 청장은 2018년 3월 김 시장이 공천받은 당일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김 시장은 그 영향으로 낙선했다. 송철호 시장은 황 전 청장에게 김 시장 수사를 청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30일 출석할 예정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상대로 그 과정에 관여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그간 소환에 응하지 않았던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이날 검찰에 출두했다. 이들을 포함하면 전·현직 청와대 인사 7명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지휘부, 중앙지검 수사팀을 소집해 기소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을 들었다.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반대했을 뿐 나머지 참석자는 모두 '오늘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선을 넘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민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