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7932639 0362020020657932639 02 0212001 6.1.3-RELEASE 36 한국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580918400000 1580918561000 related

“KTX 승무직 노조위원장 10년 경험, 사회적 약자 연대에 도움됐으면”

글자크기
다시 투쟁 현장에 선 김승하 철도노조 전 KTX열차승무지부장
한국일보

지난 3일부터 철도노조 대외협력실 국제국장으로 근무 중인 김승하 전 KTX열차승무지부장이 서울 용산구 철도노조 사무실에서 용산역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배성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년 가열찬 투쟁을 통해 축적된 생생한 경험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연대의 보폭을 넓히고 싶습니다.”

지난 2006년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해고된 뒤 승무원들과 12년간 눈물겨운 투쟁을 벌인 김승하(40) 전 KTX 열차승무지부장이 최근 철도노조 대외협력실 국제국장으로 복귀했다. 평조합원으로 돌아간 뒤 자신만의 ‘평온한 삶’ 대신 의미 있는 참여로 다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철도노조 근무 이틀째인 4일, 서울 용산구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를 내내 강조했다. 긴장된 얼굴이었지만 설렘은 고스란히 묻어났다. 노조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그는 “승무원 복직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대를 통해 해결했는데 제가 정규직이 됐다고 모른 척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제국장은 해외 철도노조와의 연대사업, 국제 노동단체 철도분야 업무 지원이 주 역할이다. 그는 국내 연대활동도 맡았다.

김 국장은 KTX 승무원에 대한 직접 고용 투쟁을 이끈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KTX열차승무지부 조합원 400여명은 2006년 3월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이 아닌 코레일이 직접 승무원을 고용하라”며 파업에 들어갔고 코레일은 그 해 5월 260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2008년 9월 제2대 지부장을 맡은 후 2018년 11월 조합원들이 복직하기까지 10년 2개월간 막중한 역할을 책임졌다.

끝이 보이지 않던 코레일과 철도노조의 싸움은 2018년 7월 ‘선 복직, 후 전환 배치’ 원칙 하에 2018년 7월 승무직원을 사무영업직으로 복직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지난한 싸움이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11월 조합원 33명이 먼저 복직했다. 김 국장도 이 때 복직해 분당선 한티역에서 역무원으로 1년 2개월가량 일했다.

사무영업직에는 사무직, 역무직, 승무직 등이 포함된다. 김 국장은 “코레일이 승무원을 직접 고용하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회사와의 싸움이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김씨는 대학에 다닐 때 항공사 승무원을 꿈꾸다 2004년 KTX 열차승무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고, 철도청 소속이어서 당연히 정규직으로 생각했다. “사회 초년생이라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강할 때였죠.” 하지만 직접 고용을 둘러싼 갈등이 곧 첨예한 노사 분쟁으로 비화했다.

평조합원으로 돌아간 후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안정된 삶에 잠시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민원인 응대, 발매기 고장 수리 등 역무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연대 활동을 할 수 없어 답답하기도 하고 자기 성취감이 더 큰일을 하고 싶다 보니 예전의 자부심과 만족감보다는 덜했다”고 한다.

고민이 깊어지던 때 철도노조가 함께 할 것을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투쟁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문제를 해결해나간 경험이 많은 동료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다. 지금도 그에겐 해고자 복직이 현안인 쌍용자동차 노조, 비정규 노동자 쉼터 ‘꿀잠’ 등지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자주 온다.

사회갈등의 현장에 서 왔던 그는 인생을 철로에 비유했다. “전 철길 가는 데로 갔어요. 정차역이 흥미진진한 곳도 있었고, 순간순간 굉장히 험난하기도 하고, 시련의 역도 있었지만 부모님처럼 제 갈 길을 지지해 주는 든든한 역도 있어 전진했어요. 새로운 도전의 철길도 힘차게 달릴 생각입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