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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靑 들으라는 듯… 윤석열 “선거범죄 수사는 헌법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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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정치 편향은 부패와 같다” 강조도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전국의 지검장들 앞에서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로 청와대·여권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적 의도’가 아닌, 헌법 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사를 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윤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윤 총장은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정치 영역에 있어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우리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전국 지검장 회의는 검찰 인사 등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은 “검찰의 선거 대비태세를 신속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인사 직후지만 오늘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18개청 지검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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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정탁 기자


윤 총장은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면서 “향후 선거사건의 수사 착수, 진행, 처리 과정 전반에서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해 달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정부·여당과 공개 마찰을 빚은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인사들을 겨냥한 이번 수사와 마찬가지로, 야당 인사들이 연루되는 선거범죄에도 엄정 대처해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과거 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 관리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도 윤 총장은 부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선거연령 하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변화된 선거제도 아래에서 치러지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등 형사사법 절차의 변화도 예정된 상황”이라며 “과거의 선거에 비해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은 “경륜 있는 지검장, 부장검사들을 만나고 보니 이번 선거를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면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가장 공정한 선거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어 윤 총장은 “일선 검사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총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달 검찰 고위급 인사로 뿔뿔이 흩어진 대검 참모진들도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총선 관리 체제에 돌입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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