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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사의 정치적 편향, 부패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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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첫 전국 지검장 회의

공무원 불법 선거개입 중점 단속

법조계 “울산사건 염두 둔 것” 해석

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대검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 총장은 ’검찰에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서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며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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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범죄 수사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놓은 발언이지만, 청와대 관련 사건 수사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1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선거 범죄 엄정 수사는 정치 영역에 있어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으로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며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선거 사건 수사 전반에서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언행과 처신에 유의해 달라”며 “검사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수사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윤 총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전국 검사장급 회의로, 전국 18개 청의 지검장들과 선거 사건을 수사하는 59개 청의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언들은 기본적으로 4월 15일 열리는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중의적 표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범죄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정치적 편향성 없이 이뤄진 것이라는 의지를 간접 피력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에 대한 공소장에도 “공명선거는 참된 민주정치의 구현을 위한 요체다. 민주국가는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히 행해져야 한다”고 적시하면서 공정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이 이날 금품 수수, 여론 조작과 함께 ‘공무원·단체 등의 불법적인 개입’을 ‘3대 중점 단속대상’으로 정한 것도 주목된다. 검찰은 특히 울산 사건을 염두에 둔 듯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외곽 단체를 설립하는 행위 등을 엄히 처벌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자리에는 울산 사건 핵심 피의자 기소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윤 총장과 충돌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참석했다. 한 현직 검사는 “이 지검장 등에게는 윤 총장 발언이 남다르게 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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