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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미국인이 자막 싫어한다는 건 옛말…넷플릭스가 '1인치 장벽'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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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치(약 2.54cm)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때늦은 발언 이었다. 이미 장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봉준호 감독, 10일 오스카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1인치 짜리 자막이 아직도 장벽인가?'라는 의문에 뉴욕타임스(NYT)도 봉 감독과 같은 대답을 내놨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미국인들은 자막에 익숙해져 있으며 비(非)영어권 국가의 영화를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선일보

넷플릭스 초기 화면. /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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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그동안 미국의 영화팬들이 자막이 붙은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TV보다 스트리밍서비스를 선호하게 되고,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외국어 영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지난 2016년 미 연방통신위원회가 TV 프로그램을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넥플릭스나 훌루 같은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서비스 할 때 반드시 자막을 달도록 한 조치가 이같은 변화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넷플릭스 그 자체도 또다른 변화 요인이라고 전했다. 유료가입자가 6000만명이 넘는 넷플릭스 컨텐츠 상당수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제공 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28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독일어로 제작된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다크(Dark)'의 시청자 50% 이상이 독일 이외의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다. 또다른 넷플릭스 시리즈인 나르코스(Narcos)는 스페인어가 나오는 장면에 영어 자막을 넣었지만 인기엔 영향이 없었다.

할리우드 관객들이 자막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외국어 영화가 흥행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립극장 체인인 AMC의 덴슨 랜돌프 부사장은 "기생충은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포함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며 "영화는 매끄러웠고, 방향성도 멋졌다"고 말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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