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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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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위인전 읽히고, 통역사 학원 찾고…맹모들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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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어린이 직업탐구 만화 `I AM 봉준호`.


아카데미를 석권하며 '기생충 신드롬'을 일으킨 봉준호 감독의 인기가 유통가를 넘어 서점과 학원가에 '나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소위 위인전이라 불리는 어린이 직업탐구 만화 'I AM(아이엠) 봉준호'(주니어RHK)도 주목받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둔 지난 1월 31일 발 빠르게 출간된 이 책은 13일 교보문고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 68위에 올라 있다.

스토리박스가 쓰고, 최우빈이 만화를 그린 이 책은 12세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다는 봉준호의 소년 시절을 복원하고, 그의 일대기를 통해 영화감독의 세계를 알아보는 어린이 만화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전문 지식을 쌓은 뒤 데뷔작의 실패를 거쳐 어떻게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됐는지를 구체적인 일화와 함께 그려냈다. 앞서 출간된 직업탐구 학습만화의 선배로는 방탄소년단(BTS), 이국종 등이 있다. 아이들을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키우고 싶은 '맹모'들이 이 어린이 위인전 시리즈의 주요 구매 고객이다.

맹모들 관심은 봉준호의 '입'으로 전 세계 외신의 큰 주목을 받은 샤론 최(25·최성재)로도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무대 위에서 최씨의 차분한 존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 출신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이름 없는 영웅(unsung hero)"이라며 최씨에 대해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최씨 영어가 극찬받는 이유는 봉 감독의 의도는 물론 유머까지 정확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다. 통역 장면을 담은 유튜브 영상 중 조회 수 100만회를 넘긴 것도 많다.

최씨는 전문 통역사가 아닌 영화감독으로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부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으며 지난해 12월 미국 NBC '투나이트 쇼'를 비롯한 방송 출연과 현지 무대인사,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통역을 책임졌다.

최씨는 용인외국어고(현 한국외국어대부속고) 국제반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으며, 단편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초보 감독이다. 봉 감독은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최씨가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현재 장편영화 각본을 쓰며 준비 중이다. 나도 그가 쓴 각본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씨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포털사이트에서는 그가 다닌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P영어학원이 연관 검색어에 올라 있다. 그가 이 학원 유치부를 졸업했다는 소문에 입학 문의 전화도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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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계에도 '기생충' 열풍이 거세다.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것)나 필라이트 맥주 등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인 지난 10일과 11일 너구리와 짜파게티 봉지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1%, 전월 대비 22.5%, 전주 대비 16.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짜파게티와 너구리 컵라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3.7%, 전월 대비 10.9%, 전주 대비 10.8% 각각 늘었다. 영화에 나온 필라이트 500㎖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21.4%, 15.7%, 13.6% 증가하며 시상식 특수를 누렸다.

GS25는 기생충 관련 상품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GS25 공식 애플리케이션 '나만의 냉장고' 쇼핑몰에서는 14~18일 영화에 나온 핫이슈 상품 '부채살 짜파구리'를 고객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끼스테이크 부채살(150g), 채끝살(150g), 짜파게티(1입), 너구리(1입)'로 구성된 기획상품을 1000개 한정으로 9900원에 판매한다. 이들 상품의 정상가는 2만1650원이다.

봉 감독의 성(姓)에서 착안해 맥스봉 후랑크소시지, 포도봉봉 340㎖ 등 '봉'자가 들어간 상품 7종에 대해 30% 할인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기생충 영화 속 장면과 대사를 패러디한 팔도 더 왕뚜껑의 CF도 다시 회자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급식·식자재 공급 기업인 CJ프레시웨이는 CJ그룹 계열사 구내식당은 물론 위탁운영 중인 오피스, 산업체 300여 곳에 순차적으로 구내식당에서 짜파구리 특식을 선보인다. 식 수로 계산하면 모두 6만인분이다. CJ프레시웨이는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날인 지난 11일 CJ ENM 구내식당, 13일에는 CJ제일제당센터 구내식당에서 짜파구리 특식 600인분을 각각 선보였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연교와 기택이 저녁 장을 보는 신을 촬영한 올가홀푸드 방이점은 방문객과 매출이 평월 대비 30% 증가했다.

[이호승 기자 / 김슬기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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