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16일 페이스북에 '파국을 걱정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2018년 6월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신 비서관. /청와대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임미리 논란' 與 겨냥 해석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16일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고 언급했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촛불 혁명'을 통해 집권한 여당 내부에서 어수선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비서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파국을 걱정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역사는 진보한다고 합니다만 반드시 진보해야 한다는 생각은 역사의 모든 역동성을 단순화시킬 결과"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진보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승리한 적이 없었으니까"라며 "역사를 배반한 자들만이 살아 있다. 죽은 자들을 살려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서사를 공유해보지 못한 사람은 항상 배반의 이유를 찾고 결국 진보를 견디지 못한다. 폭풍을 견딜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역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죽은 자들을 살려낸다"고 썼다.

신 비서관은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며 "진보의 원칙은 한번 세운 뜻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그 원칙으로 변화를 가져왔든, 실패했든, 그 원칙에 오류가 증명됐든 상황이 바뀌었을 때 과감히 그 시대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현 상황과 관련해 신 비서관이 자성을 촉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을 비판한 '민주당만 빼고'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로 대응했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해 취하하는 등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도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한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 논란과 관련해 "(여당은)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밝혔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