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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 신종 코로나 치료제 임상만 80여건… “마구잡이식 연구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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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된 전통의학부터 줄기세포 등 치료제 개발 총력전
16일 중국 첫 치료약물 생산… 1,2상 건너뛴 3상 임상돌입 우려
해외 전문가들 "과학적 기준이나 스탠다드 맞추지 않으면 헛수고"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치료를 위해 이미 임상에 들어갔거나 준비중인 연구만 80여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모든 의학 연구역량을 동원해 전염병 해결에 나선 셈이지만, 학계에서는 이같은 마구잡이식 연구와 임상허용이 부작용을 낳아 효율적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선도 있다.

16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지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 전통 의학 재료를 비롯해 최신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연구와 임상이 진행중이다. 이같은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수도 수 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 하이정제약은 이날부터 코로나19의 잠재치료제로 파비피라비르 생산에 들어갔다고 중국신문사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중국 보건당국의 허가에 따른 것으로 에볼라 치료에 쓰였던 파비피라비르 생산 개시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이 감염병이 확인되기 시작한 작년 12월 이후 첫 치료제 양산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 길리아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 중단한 신약인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 3상 을 이달초 허가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는 761명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다. 이 과정에서 임상 1상과 2상을 건너뛰고 3상 임상에 직행한 것을 두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영웅으로 불리는 보건의료 분야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임상시험 절차를 빠르게 할 순 있지만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루는 프랑스 파리의 한 연구소에 경고 표시가 붙어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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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 소미아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박사는 "중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가 철저한 과학적 기준과 스탠다드에 맞춰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같은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헛된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중국 내 임상시험 전반을 등록 관리하는 중국임상시험등록센터에는 현재 약 80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등록돼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여기에는 중국 전통 중의학부터 시작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까지 다양하다. 80여건의 임상시험 중 15건이 중의학 전통약물에 대한 것이며 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시도되고 있는 것은 ‘당개나리 열매’를 건조시킨 ‘연교’ 추출물을 활용한 ‘샹황롄’이라는 일종의 감기약이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중국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짙다. 스와미나탄 박사는 "코로나19처럼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새로운 질병일수록 신중하게 시행된 임상시험을 거친 치료제나 방법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기존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은 검증된 약물을 활용한 ‘약물 재창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에이즈치료제나 말라리아치료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에 활용돼 효과를 보고 있지만 아직 어떤 근거에서 효과를 내는 지는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이 치료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정확하게 어떤 물질이 환자에게 효능을 보이는 지 분석해내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한편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백신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백신을 생산할 파트너를 찾지못한 상태다.

스와미나탄 수석과학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4개의 백신 후보가 논의됐다면서 "일부 백신이 3∼4개월 후에는 임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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