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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학규 버티기'에 떠나는 의원들…내일 의원총회서 "셀프 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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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민승기, 유효송 기자] [the300](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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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가 3당 통합을 보류하자 18일 연쇄 탈당 절차를 밟는다. 사실상 현역 의원들이 모두 바른미래당을 떠나는 수순이다.

손 대표 사퇴를 놓고 10개월 간의 내홍 끝에 원내 제3정당이던 바른미래당이 결국 원외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손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2선 후퇴를 전제로 진행되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3당 통합 합의문 추인을 보류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고 폭넓은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해서 오늘 심사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당초 3당은 이날 합당을 마무리 짓고 3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하는 지도부를 구성해 28일까지 운영한 뒤 그 이후부터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 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를 당헌 부칙에 명기하는 방법까지 합의문에 썼다.

사퇴를 거부해온 손 대표를 의식한 조치다.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거기에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수용 여부에 입장이 언제쯤 나오는지, 통합을 위해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에도 "논의해보겠다. 일단 다음 최고위회의까지 보류한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이 '호남당'에 불과할 수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자신이 물러날 시점도 미래세대와 통합이 된 뒤라고 밝혀왔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호남 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에 앞장설 때 이번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연동형 비례제로 열린 다당제 의회를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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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땀을 닦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합당 예정일이던 이날 이 같은 손 대표의 입장이 나오자 당내 의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손 대표가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10개월간 사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창당 주역이었던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 등은 모두 당을 떠났다.

당내 잔류파(옛 당권파) 의원들은 집단 탈당을 감행한다.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18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옛 당권파 김동철·박주선··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6명은 이날 회동을 가지고 탈당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논의했다.

우선 제명 대상은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의원 6명이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절차를 거쳐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당내 의원들이 서로서로 제명 형식으로 당을 떠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제명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을 비롯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지역구 의원들이 탈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바른미래당(현재 17석)에는 당 활동을 하는 현역의원이 한명도 남지 않을 수 있다. 현재 현역의원 중 손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당권파(6명)와 안철수계(7명)의 이탈은 유력하다. 당적만 보유한 채 다른 당에서 활동하거나 당 활동을 중단한 의원은 4명(박주현·장정숙·이상돈·박선숙 의원)인데 이중 평화당 등에서 활동해온 의원들은 예전부터 제명을 원해왔다.

일체의 정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박선숙 의원은 앞으로도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 등에만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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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왼쪽 두번째부터),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이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추진 1차회의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황인철 대안신당 사무부총장, 김종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통합 논의를 시작한 바른미래·민주평화·대안신당 등 '호남 3당'이 17일 교섭단체 구성을 합의하면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제명 절차도 빠르게 마무리 될 예정이다.

통합에 참여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18일 본회의 이후 모여 제명 절차에 나선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절차를 거쳐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만큼 '셀프 제명'으로 당적을 정리하는 수순이다.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명은 막전막후에 긴밀한 대화 중이라 다음날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다"며 "긴박하게 다각도로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진, 민승기,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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