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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9번 환자 5일쯤부터 증상… 병원·약국 방문 113명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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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지역사회 감염 / 당국, 감염원·감염경로 파악 집중 / 아내 30번 환자 6∼8일 발병 추정 / 종로 명륜교회와 연관성 없는 듯 / 가슴통증 사망 40대는 음성 판정 / 계절성 독감처럼 상시 관리 방침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 환자(82·남·한국)에 이어 아내도 30번 환자(68·여·〃)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역 당국은 29번 환자 확진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감염원이나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0번 환자도 29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인지, 또 다른 감염원 노출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이들은 확진 전 수차례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번 환자 확진 전 병원 8차례 방문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지난 5일쯤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확진을 받기 전까지 8차례 병원을 찾았다.

지난 5일 29번 환자는 서울 종로구 신중호내과의원과 강북서울외과의원을 방문했다. 신중호내과의원은 7일 한 차례 더 찾았다. 지난 8일과 10일, 11일, 12일, 15일에는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찾아 진료받았다. 병원 인근 보람약국, 봄약국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일보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병동 앞 출입문에 코로나19 관련 출입과 면회를 통제한다는 게시문이 붙어 있다. 이 병원에는 종로에 거주하는 29번째 코로나19 발병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발병자가 입원했다. 연합뉴스


29번 환자가 코로나19 의심을 하지 못한 채 병원에 다니면서 이곳에서 확인된 접촉자만 113명이다. 고대안암병원 의료진 및 직원이 45명, 응급실에서 접촉한 환자 31명, 의원·약국 접촉자가 37명이다. 이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병원도 휴원한 상태다.

30번 환자의 발병일은 지난 6∼8일쯤으로 추정된다. 30번 환자도 29번 환자가 강북서울외과의원,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갔을 당시 동행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8일 서울대병원에서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현재 CC(폐쇄회로)TV 등을 통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29번 환자가 외과적 처치를 받은 적이 있어 이에 대한 후속치료 목적으로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자주 다녔다”며 “마른기침이나 몸살기운 증상이 있었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 치료목적이 주여서 CT촬영 등의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코로나19도 의심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29번 환자와 30번 환자의 감염원과 감염경로는 아직 조사 중이다. 다만 6번, 21번 환자가 다닌 종로 명륜교회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역 당국은 29번 환자의 증상 발생 전 14일간의 경로를 추적해 만난 사람들을 확인하고 있다. 29번 환자는 종로구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동대문구 기원 등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감염원, 감염경로를 특정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한편 부산에서 베트남 여행을 갔다 온 40대 남성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한 뒤 숨져 한때 코로나19로 인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건당국은 만에 하나를 우려해 해당 병원 응급실을 임시 폐쇄하고 A씨에 대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했고, 음성으로 판명 났다.

◆1470개 병원 종사자·입원 폐렴 환자 점검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력해 노인 입원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중국 등 특별입국절차 대상 지역 여행이력이 있는 종사자, 간병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전국 1470개 전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18일까지 진행한다.

중국, 홍콩, 마카오를 다녀온 종사자, 간병인이 있는지, 있다면 이들에 대해 업무 배제 조치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면회객 제한 여부 등을 점검해 미흡한 사항은 시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1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환자가 격리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이 선별진료소 뒤로 보이고 있다. 뉴시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폐렴 환자에 대한 점검도 같이 진행된다. 중대본은 원인불명 폐렴으로 입원해 있는 환자에 대해 해외여행력이 없더라도 의사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조만간 사례정의를 개정할 방침이다.

18일부터 코로나19도 계절성 독감처럼 방역당국의 상시 감시대상으로 관리된다. 현재 전국 50여개 병원으로 구성된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 13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시체계’에 코로나19가 추가된다.

이와 함께 검체 채취 역량에 한계가 있는 중소병원에서의 코로나19 환자 노출을 막기 위해 검체채취를 전담하는 조직을 가동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진경 기자, 부산=전상후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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