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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흥민 독일인 스승 "모든 감독이 원하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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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빗셀 고베 감독 인터뷰

손흥민 함부르크 시절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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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스텐 핑크 고베 감독은 함부르크 시절 손흥민의 스승이었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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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한국이 이 정도로 춥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는데요. 하하"

17일 수원의 한 호텔에서 만난 토르스텐 핑크(53·독일) 빗셀 고베(일본) 감독은 자켓을 여미며 말했다. 핑크 감독이 이끄는 고베는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고베는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특급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이그는 팀이다. 이날 입국한 핑크 감독은 "날씨에 적응하는 게 승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흥민 최근까지 국내에 머물렀다'고 하자, "타이밍이 좋았다면 만날 수도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핑크 감독은 현역 시절 독일의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 미드필더 출신이다. 분데스리가 우승만 네 차례 경험한 그는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중원을 장악한다고 해서 '듀크(Duke·1981년작 미국 영화 '이스케이프 프롬 뉴욕'의 악당 두목 역)'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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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승 핑크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로 자란 손흥민이 대견하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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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감독은 손흥민(28·토트넘)의 어린 시절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이날도 손흥민 얘기를 하니 "최근엔 연락을 주고받지 못했지만, 항상 마음 속으로 응원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0년 10월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는데, 핑크 감독은 이듬해인 2011년 7월 함부르크 사령탑에 부임했다. 손흥민은 이때부터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2013년 6월까지 약 2년간 핑크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손흥민은 핑크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012~13시즌 정규 리그에서 12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 특급 골잡이 반열에 올랐다. 그로부터 7년이 흘러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골잡이가 됐다. 손흥민은 17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50, 51호 골을 터뜨렸다. 50골 돌파는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50골을 돌파한 사실을 아냐'고 묻자, 핑크 감독은 별일 아니라는 듯 미소지었다. 그는 "손흥민은 19세에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넣었다. 빠른 데다 양발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했고, 날카로운 슛 능력까지 갖춘 몇 안 되는 선수였다. 분명 다른 팀 안 간다고 하더니, 어느 날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며 웃었다.

핑크 감독은 7~8년 만에 훌쩍 커 버린 제자가 대견하다. "2011년 처음 만난 손흥민은 앳된 소년이었다. 그러나 훈련 땐 프로의 얼굴로 변했다. 팀 훈련 후 추가로 개인 훈련을 빼먹는 법이 없었다"고 했다. 오늘날 결정력은 피 나는 노력 덕분이다. 손흥민은 슛 연습을 자주했다. 페널티박스 대각선 좌우 16m 지점에서 양발로 수십 개의 슛을 때린 뒤, 페널티킥 연습까지 끝낸 뒤에야 샤워장으로 향했다. 핑크 감독은 "재능이 있는 선수였지만 성실한 훈련이 오늘날의 손흥민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이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강도 높은 훈련만은 아니라고 했다. "손흥민은 모든 감독들이 선수로 두고 싶어하는 유형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매력이 많다. 성격이 밝아서 동료들이 좋아한다. 독일어나 영어를 빨리 배운 것도 강점이다. 그 나라 말을 빨리 배우면 구단의 철학과 팀 문화를 이해하고 녹아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재능(Talent)'과 '잠재력(Potenz)'이 대단했다. 현재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로 불려도 손색없다.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될 거라고 100% 확신했다"고 말했다.

수원=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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