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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지궤도 독자개발 9년...재난통신위성으로 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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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2A·2B호 개발 주역 최재동 단장 일문일답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천리안1호를 해외기업과 개발할때 회사 건물에 상주하지 못하고 외부 컨테이너 사무실에 대기해야 했습니다. 이후 천리안 2호를 독자개발하며 서러움을 다시 겪지 말자고 목표를 세웠는데, 9년간 2대를 동시 개발하며 목표를 달성해 기쁩니다.”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17일 오후 2시(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사를 하루 앞둔 해양 및 환경 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B’호 발사를 앞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이데일리

인터뷰중인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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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단장은 1994년 ‘우리별 3호’ 위성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위성 개발 임무에 참여해 온 위성 전문가다. 1996년부터는 우주 3만 6000km 상공에서 지구와 같은 속도로 공전하며 지상의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위성인 정지궤도위성의 개발을 주도해 왔다. 재작년 4월부터는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을 맡아 그 해 말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기상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A호와 이번 2B호의 개발을 이끌어 왔다.

최 단장은 지난 2011년부터 천리안 위성을 개발하며 이뤄낸 성과중 하나로 국산화를 꼽았다. 국내 40여 개 사업체가 참여해 천리안 2A와 2B호를 개발하면서 해외 업체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했다. 정지궤도 위성에서 필요한 통신 분야에서 남미나 중앙아시아에서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위성을 개발하자고 제의할 정도로 기술력을 축적했다.

최 단장은 “2B호가 탑재한 환경탑재체는 정지궤도 위성에서 세계 최초로 탑재됐으며, 해양탑재체는 기존 천리안1호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좋아져 해양 오염이나 대기오염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 1월 5일 도착해 습도와 이동에 따른 진동 같은 위성의 위험요소를 2~3주 동안 점검했으며, 이제 남은 것은 카운트다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정지궤도 재난통신위성을 준비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난, 해양 통신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오는 2027년을 목표로 개발할 예정이며, 진행중인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도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최 단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사업단 인력은?

18명이다. 사업단 외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하는 인원이 많다. 40여 개 사업체도 참여했다. 항우연뿐만 아니라 인프라 총동원해서 개발한다. 국내 산업체는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도 많았는데 천리안 2A와 2B호를 개발하면서 해외 업체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지에서 어떠한 발사 준비를 했나.

2019년 12월 30일 초기 팀이 도착했다. 위성은 그 다음 1월 5일에 도착했고 후에는 위성 점검을 했다. 상태가 정상인지. 먼 거리를 이동했기 때문에 습도와 이동에 따른 진동 이런 위험요소를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이 과정이 2주~3주 걸렸다. 앞으로 남은 것은 카운트다운이다.

△발사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된 뒤 8분 뒤에 이뤄질 첫 교신이다. 그 다음은 태양전지판 전개다. 발사 뒤 약 1시간 이후에 전개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이 잘 되면 위성이 다 정상적으로 켜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성의 정상적 동작 여부는 발사 1시간 뒤에 알 수 있다.

△만에 하나 교신에 실패한다면 다음 절차는.

발사체로부터 위성이 분리된 이후에 첫 번째 교신지점이 있다. 만약 여기서 교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3군데 추적소를 이용해 계속해서 추적해서 신호를 잡을 예정이다.

△천리안2B호가 운용을 시작하면 어떤 점이 기존과 달라지게 되는가?

2B호는 해양과 환경 탑재체를 탑재하고 있다. 환경탑재체는 정지궤도 위성에서 세계 최초다. 해양탑재체는 기존의 천리안1호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좋아졌기 때문에 해양 오염이나 대기오염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천리안1호와 잠시 동시에 운용돼 정지궤도에 3대의 천리안이 일시적으로 운용되는데 활용 계획은.

동일 궤도에서 최대 4대까지 동시운용을 고려하고 있다. 동시운용 기술도 확보했다. 앞으로 더 많은 위성이 궤도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천리안1호의 남은 수명과 관계없이 동시 운영할 예정이다.

△독자 정지궤도 위성 개발 플랫폼을 가진 것이 향후 위성 개발에 어떤 의의를 갖는가.

정지궤도 위성에서는 관측도 중요하지만 통신도 중요하다. 남미나 중앙아시아의 경우 통신 인프라가 적어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해 통신위성을 개발하자고 제의를 많이 해온다. 그 외에 항법위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개발 중 어려웠던 점은?

천리안 1호를 해외 기업 아스트리움과 공동개발할 때, 회사 건물에 상주 못하고 외부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대기하는 등 서러움도 많았다. 기술이전이나 협력도 어려웠다. 천리안 2호를 개발할 때 국내 독자개발을 하며 이런 난관이나 서러움을 다시 겪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고, 어려움을 극복했다. 탑재체 본체와 인터페이스 등을 개발할 때 해외 개발 부분과 국내 개발 부분을 이을 때도 혼란이 많았다. 양측의 단위나 숫자가 달라 곤란을 겪거나, 동일한 문장을 두고도 이해도가 달라 최종 결합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부분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국내 정지궤도위성 개발 수준을 평가한다면.

천리안 2A, 2B호를 동시에 개발하며 자긍심 갖게 됐다. 기술 측면에서 우수한 면도 많다. 일반 통신위성은 태양전지판을 양쪽에 날개를 펼친 형태로 갖는데 우리는 한쪽 날개만 펼친 형태다. 한쪽 날개만 있다는 것은 비대칭제어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제어하는 기술은 난이도가 높아 다른 통신위성 기술보다 더 높은 기술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지궤도 위성은 한 해에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위성이 아니다. 평균 7년에 1개씩 개발된다. 향후 차세대 신기술을 개발해 적용해 보다 나은 위성 플랫폼과 위성체를 만들고,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통신, 항법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세계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겠다.

(기아나 공동취재단·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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