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상무는 조현아 연합이 한진칼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승부수로 내세운 한진맨, 이른바 '칼맨'이다. 그의 급작스런 퇴장은 무엇 때문이며,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칼맨' 사내이사 후보 "조현아 연합 주주제안 동의 안해 사퇴...조원태 지지"
18일 한진그룹과 조현아 연합 측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전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사내이사 후보 사퇴 서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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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상무는 서신에서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맨(KAL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화합 함으로써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 전 상무는 왜 돌연 사퇴했을까.
그의 서신 내용을 뜯어보면 칼맨으로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현아 연합의 사내이사 후보 추천을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후의 상황이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된 것.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는 부분으로 "탐욕 버리고 자중하라"는 한진그룹 노동조합 입장문에서 그 이유는 엿볼 수 있다.
◆ "3자 동맹 허울 좋은 전문경영인 내세워...조현아 연합 탐욕 버려라"
앞서 대한항공 노조는 성명을 통해 "3자 동맹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며 "그들이 물류, 항공산업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3개 노조는 합동성명서에서도 조현아 연합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 노조는 합동성명서에서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 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 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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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진 주변에서는 조 전 부사장 측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인 '협력을 통한 공동경영'을 먼저 깨고 분쟁을 일으켜 기내식 사업이나 레저 사업 등을 내놓으라는 식의 딜을 걸고 있다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김 전 상무의 자진 사퇴 소식에 대해 조현아 연합 측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서신이 공개될때까지 김 전 상무의 사퇴 의사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연합 관계자는 서신이 공개된 이후 2시간 가량이나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라며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후 내놓은 연합 측의 입장은 "건강상의 이유"였다.
연합 측은 "이사 후보자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연합은 이에 흔들림없이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공개된 김 전 상무의 서신과는 사퇴의 변이 전혀 다른 대목으로, 한진 주변에서는 조현아 연합 측이 급하게 내어놓은 입장문으로 볼때 '카운터 펀치를 맞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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