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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흥민은 레드카드, 매과이어는 노카드?'…인종차별 논란 야기한 VAR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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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손흥민 / 사진=Gettyimag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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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지만, 그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유독 엄격하기만 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맨유는 10승8무8패(승점 38)를 기록하며 7위로 올라섰다. 4위 첼시(승점 41)에 3점 차로 따라붙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한 가능성을 이어갔다.

맨유는 전반 45분 앙토니 마시알의 선제골과 후반 21분 해리 매과이어의 추가골에 힘입어 첼시에 무실점 완승을 거뒀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찝찝함을 남겼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21분에 나왔다. 해리 매과이어는 좌측 터치 라인 부근에서 미키 바추아이과 볼 결합 도중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오른발을 들어 바추아이의 사타구니 안쪽을 가격했다. 이를 본 첼시 코칭스태프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소리치며 고의적인 반칙이었음을 어필했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확인한 결과 레드카드뿐만 아니라 옐로카드조차 꺼내지 않은 채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 후 로이 킨은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매과이어는 운이 아주 좋았다. 그는 분명히 발을 뻗었지만, 퇴장당하지 않았다"면서 "매과이어의 행동을 보고 사람들은 손흥민의 퇴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손흥민이 퇴장당했다면 매과이어도 똑같이 퇴장 당했어야 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킨이 언급한 손흥민 사건은 지난해 12월23일 열린 토트넘과 첼시 간의 18라운드 경기를 말한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17분 첼시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다. 손흥민은 발 바닥을 높게 들어 뤼디거의 가슴을 가격하는 행동을 취했다. 주심은 VAR을 통해 문제의 장면을 확인한 끝에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이 뤼디거를 향해 발을 들었던 상황을 살펴보면 손흥민은 뤼디거의 가슴을 밀듯이 차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반면 매과이어는 바추아이의 급소를 겨냥해 걷어차고도 경고 카드 한 장 받지 않았다. 오히려 퇴장을 당했어야 할 사람은 매과이어였다.

물론 손흥민이 잘한 일을 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날 논란이 된 이유는 일관적이지 못했던 주심의 판정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경기는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맡았지만, 두 선수에게 각기 다른 판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축구팬들은 인종차별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유럽 내 인종차별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더 심화되고 있다. 손흥민의 동료인 델리 알리도 인종차별 행위로 고초를 겪었다. 이렇듯 유럽 내 아시아 인식이 바닥을 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점은 손흥민이 축구 변방 아시아인이고 매과이어는 맨유의 주장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뛰고 있어 논란이 심화됐다.

올 시즌부터 PL에서 적용하고 있는 VAR은 경기 중 주심의 정확한 판정을 위해 도입됐지만, 주심은 VAR을 이용해 고의적인 반칙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심판은 인종에 상관없이 판정의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VAR 도입으로 긍정적인 부분을 예상했지만, 인종차별과 같은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렇듯 일관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VAR은 필요가 없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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