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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터널에 자동 염수분사장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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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다중 추돌사고가 난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성 사매2터널에서 18일 오전 전북소방본부, 전북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등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 내 차량 다중추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2명이 추가로 발견돼 이번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 터널에는 자동 염수 분사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겨울철 결빙사고에 취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경찰청과 소방본부는 18일 오전 1시10분쯤과 오후 2시15분쯤 사매 2터널 상행선 사고 현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신 1구씩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은 곡물을 실은 탱크로리 밑에서 발견됐으며, 화재 등으로 인해 훼손 상태가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3명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43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사고 사망자들의 유류품 등을 확인해 24t 탱크로리 운전자 김모(44)씨와 곡물을 실은 화물차 기사 박모(58)씨 등 2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사고 탱크로리에 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뒤엉킨 차량 속에서 발견한 시신 등 3구는 심하게 훼손돼 국립과학수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세계일보

다중 추돌사고가 난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에서 18일 오전 전북소방본부, 전북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등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터널을 통제하고 전북소방본부, 국과수,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합동 현장감식에 돌입했다. 감식 결과는 2∼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지만, 대형 화물차량들이 감속하지 않은 채 터널 내부 살얼음(블랙 아이스) 구간을 통과한 점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감식에서는 차량 연쇄 추돌에 따른 여파로 탱크로리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유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사고가 난 사매1·2 터널에는 눈이나 기온 강하 시 도로 결빙을 방지하기 위한 자동 염수 분사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공 구례지사에 따르면 관할 구간인 동순천IC∼임실IC(85㎞)에 설치한 터널 40개소(왕복) 중 자동 염수 분사장치가 설치된 곳은 절반을 조금 넘는 26개소에 불과하다. 도공은 사고 전날 새벽부터 15t 제설차 16대를 이용해 사고 터널을 비롯한 전 구간에 염수와 제설제를 32번 살포하는 등 제설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전날 사고는 710m 길이의 사매2터널 중 입구에서 약 100m를 지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도로공사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처음 터널 내부에서는 군용 장갑차를 실은 화물차와 뒤따르던 또 다른 대형 화물차끼리 부닥치는 사고가 발생해 차량 10여대가 멈춰 서며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어 차량 6~7대가 미처 제동하지 못해 추돌해 1·2차로에 뒤엉킨 사이 질산 1만8000L를 싣고 뒤따르던 24t 탱크로리 화물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터널에 진입하다 결빙구간에서 미끄러져 측면 벽면을 들이받고 옆으로 전도되면서 연쇄 추돌로 이어졌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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