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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질본 "코로나 새 국면 맞았다···역학적 연관 없는 환자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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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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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외 확산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판단하고 방역 정책 수정에 나섰다. 중국에서 유입된 환자를 중심으로 한 초기 상황과 달리 국내에서 역학적인 연관성이 없는 환자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본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국가나 지역 방문자와 국민이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ㆍ추정되는 국가로 18일 기준 중국ㆍ홍콩ㆍ마카오 외에 14개국을 분류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싱가포르ㆍ일본ㆍ말레이시아ㆍ베트남ㆍ호주ㆍ태국ㆍ미국ㆍ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스페인ㆍ아랍에미리트ㆍ이집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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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새로운 국면’이라는 표현은 국내외적인 상황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국외적으로는 중국에서 시작된 유행이 홍콩이나 싱가포르, 일본 그리고 태국, 대만 등에 퍼졌다. 최초에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환자와 그 환자의 지인들, 접촉한 밀접접촉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그런 양상이었다가 이달 중순 들어서 지역사회에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그런 환자들이 각국에서 다수 보고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런 부분들이 우한 발로 시작된 유행 부분이 2차나 3차 감염자를 통해서 또 다른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는 그런 국면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해외여행 이력이나 환자 접촉력이 없는 29ㆍ30ㆍ31번째 환자가 나타나면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정 본부장은 “국내에서도 어제, 오늘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는 환자 세 명이 보고된 상태다.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은 역학적 연관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저희가 사례정의를 확대하고 또 많은 그런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 이런 유사한 환자들의 보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국면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확인된 세 확진자를 아직 지역사회 감염으로 단정하지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방역 전략 수정에 착수했다. 공항 검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환자 유입차단 전략에서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정 본부장은 “입국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검역하고 접촉자를 자가격리 하는 그런 봉쇄 전략이나 대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 대비책을 같이 가동할 시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본부장은 “지금 현재 상황이 위험한 상황이냐, 전국 어디서든 노출될 수 있다고 봐야 하느냐, 아직까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무래도 중국 여행객이 가장 위험하고, 이들과 접촉 지점이 있는 내국인이그 다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분들이 의심환자 사례정의로 인해서(사례 정의에 들지 않아) 검사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사례정의를 개정하고 있고, 그 결과를 보고 위험도를 판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동현 한림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한국역학회장)는 “이제는 접촉자 추적을 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일선 병의원을 중심으로 증상 호소하는 사람을 빨리 확인해서 조기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신종코로나는 치료약은 없지만 일찍 치료하면 중증으로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본ㆍ싱가포르는 우리보다 먼저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돼 전략을 수정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지역 단위로 열성(열이 나는) 환자들이 가는 병원을 지정해놨다"라며 "우리는 아직까지 아무 의원, 대학병원으로 가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병원이 다 뚫릴 수 있다. 또 동네의원은 ‘러시안 룰렛’ 마냥 우리한테만 환자가 오지 말기를 기대한다. 지역 단위로 의심 증상 환자를 보는 의원을 지정해서 가능하면 그쪽으로 환자들이 가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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