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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한 병원장도 사망…“감염 의료진 1716명” 이틀 뒤 “301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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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에 의료진 희생 속출

중국, 의료진 감염 통계 축소 의혹

“집에 있던 인원 포함시켜 늘었다”

총동원령 속 앞뒤 안 맞는 해명

중앙일보

사망한 의사 류즈밍 [웨이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여온 우창(武昌)병원 원장이 감염으로 숨졌다. 중국에서 의료진의 희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병원장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18일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받던 류즈밍(劉智明·사진) 우창병원 원장이 18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51세의 나이로 숨진 류 원장은 후베이성 출신으로 우한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저명한 신경외과 분야 수술 전문의였다. 그는 후베이 중의약대와우한대 대학원생 지도교수를 지내며 2013년 우한시 정부로부터 ‘우한 영재’ 칭호를 받은 데 이어 2015년에는 우한시 인재 프로젝트에 선발됐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창병원은 첫 거점병원으로 선정됐다. 류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사력을 다하며 과로에 시달렸다. 류 원장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우창병원에서 일하던 59세 간호사 류판(柳帆)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졌다.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진의 노력만 강요하는 환경이 빚어낸 비극인 셈이다. 병원 침상도 환자를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부족한데, 이에 중국 당국은 병원 10개를 더 짓기로 했다. 18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우한시는 임시병동 10개를 더 지어 1만 1465개의 침상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의료진 수를 중국 당국이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

지난 16일 중국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벽에 기댄 채로 잠시 졸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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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는 16일 발표에서 지난 11일까지의 의료진 감염자가 301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3019명은 확진자 1716명뿐 아니라 의심환자, 임상진단환자, 무증상 감염자도 포함한 숫자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정이신(曾益新) 부주임은 “11일 현재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1716건 보고됐고 6명이 사망했다”고만 밝혔다. 구체적 설명도 않은 채 의심환자 등은 쏙 빼고 확진자 숫자만 발표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통계에 대한 석연치 않은 해명이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쟈오야후이(焦雅輝) 부국장이 “3000여 명이라는 숫자는 집에 있다가 감염된 의료진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 코로나19에 노출된 의료진 중에는 병원에서 근무하다 그런 게 아니라 지역사회나 가정에서 감염됐을 수 있다는 주장인데, 가용 가능한 의료진이 모두 투입돼 코로나19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이 쉽지 않다.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 의료진 희생에 대한 비난이 일자 중국 당국이 의료진 감염을 축소하기 위해 확진자 수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지는 이유다.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과 14일에도 임상진단 환자를 확진 환자에 포함하는 문제로 통계에 혼란을 초래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중국 사망자는 18일 오후 현재 1870명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8일 발표에서 17일 하루 9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건 6일 만에 처음으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증 환자는 17일 하루 동안 1097명이나 늘었다. 18일 오후 현재 확진자는 7만 2530명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서울=서유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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