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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7만명…“기숙사 격리, 본인 거부땐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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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측 “강제성 없어” 한계 지적

유학생들 “왜 환자 취급” 격리 반발

기숙사 부족 비즈니스호텔 수용도

성대, 학기초 수업 모두 온라인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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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국외국어대 기숙사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18일 학교 관계자들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외대를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유학생과 간담회를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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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의 한 기숙사 앞.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개강을 앞뒀지만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곳에는 중국인 유학생 11명이 1인 1실로 격리 중이다. 평상시라면 6인 1실(96명)로 생활하는 기숙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측이 교육부 권고에 따라 특별조치를 내렸다.

인근 상인 “외출 막아야 ” 불안감 호소

대학 측은 이 유학생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는 열화상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이 없으면 나갈 수 있다. 완전한 격리가 아닌 탓에 주변 상인과 국내 학생을 중심으로 불안감을 호소한다. 한 편의점 직원 김모(55)씨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개강하면 중국인 유학생 2000명가량이 학교에 나온다”며 “이 가운데 340명가량이 기숙사 입실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340명 중 최근 14일 이내 중국에 다녀온 학생이 기숙사 격리 대상이다.

이 학교는 개강일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늦추고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신동렬 총장은 “예전부터 선별적으로 준비해 온 개학 초기 온라인 강의를 이참에 모든 수업에 전면 도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근 입국한 9000명 잠복기 안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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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광주 조선대 기숙사 방역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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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대학들의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1만9000명가량이고 이 가운데 9000명가량이 입국 후 14일을 넘지 않았다. 앞으로 5만 명 정도가 더 입국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기숙사에 들어가는 중국인 유학생을 1인 1실로 배정하고 최근 입국한 유학생을 중심으로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한 건물에 중국인 유학생을 몰아넣는 경우도 많다.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는 유학생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공동으로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기숙사 격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기숙사 격리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공포나 혐오 분위기를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학 주체로 이뤄지는 격리 조치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세대 어학당의 익명을 요구한 강사는 “대학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관리가 잘 안 된다”며 “중국인 학생들이 다른 국가 유학생이나 국내 학생들을 다 만나고 다닌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기숙사 격리 등 중국인 유학생 관리 대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막을 권한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중국인 유학생도 불만을 내비친다. 충청권의 한 대학 중국인 유학생 A씨는 “왜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까지 다 환자 취급을 하느냐”며 “기분나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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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중국인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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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에선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기숙사를 확보하지 못해 진땀을 빼는 곳도 많다. 동의대 관계자는 “3월에 중국인 유학생 70명가량이 들어오는데 기숙사가 부족해 비즈니스호텔 2~3곳을 빌려 2주간 격리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한국외대를 찾아 학생들을 만났다. 코로나19 대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 학생은 물론 중국인 유학생들도 참석했다. 유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이 높아진 것에 대해 우려했다.

유학생 최강(대학원 중국학과)씨는 “중국인 입국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에 70만 명이 넘게 참여했고, 중국인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며 “장관이 ‘중국 유학생도 모두 우리 학생’이라고 한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유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입국하는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인천공항에 ‘헬프데스크’를 설치하고 셔틀버스로 유학생들을 데려오기로 했다. 지역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대학 측은 중국인 유학생 중 기숙사 자율 격리를 신청하는 학생들을 위해 200실의 격리동을 마련했다. 유학생 최강씨는 “중국에서 발생한 일이라 중국 학생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 잘 안다”며 “격리에 불만을 표시하는 학생도 있지만 학교가 격리 공간을 마련해 준다는 걸 고맙게 생각하는 학생도 많다”고 했다.

한국 학생들의 불안감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해중(노어과 4)씨는 “기숙사에 거주 중인데, 학기가 시작되면 유학생이 많이 들어오게 되니까 학생들과 부모님의 걱정이 크다”며 “기숙사 학생들은 누가 들어오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와 학생이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모든 학생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 조금 불편해도 양보하면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고 가능한 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서·김민중·정은혜· 편광현·함민정·박종권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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