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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졸업식, 단과대 수석만 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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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사태에 졸업식 간소화

학부·대학원 졸업생 4748명 중 성적 우수자 66명만 참석 결정

학생들 "1등은 수퍼항체라도 있어 한자리 모여도 감염 안되나" 반발

조선일보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대학교 졸업식에 졸업생 4748명 중 66명만 참석하게 됐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대표 학생만 참석하는 전례 없는 졸업식을 학교 측에서 결정했기 때문이다. 참석 대상은 각 단과대학과 대학원 졸업생 대표만이다. 이른바 '서울대 수석 졸업'으로 불리는 학사과정 전체 수석 졸업생과 주로 학업 성적을 기준으로 각 단과대학과 대학원이 학사·석사·박사 1명씩 선정한 65명이다. 졸업생 4748명(학사 2293명, 석사 1682명, 박사 773명)의 단 1.4%에 불과하다. 이들은 2명 이내의 가족을 데리고 졸업식장에 참석할 수 있다.

18일 서울대는 "대학본부에서 성적 우수자라는 기준을 정해 선발한 것이 아니라 단과대학이 자체적으로 추천한 학생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졸업식에 참석하는 대표 학생 선발 기준은 학업 성적이었다. 경영대학, 사회과학대학, 인문대학,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모두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했다고 답했다. 경영대학 관계자는 "학점을 기준으로 성적 최우수자를 선발했다"고 했다. 공과대학 관계자는 "학점이 1등인 졸업생이 참석 대상이고,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면 2등이 졸업식장에 참석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원래 졸업식 때 각 단과대학과 대학원에서 성적 우수자를 대표로 선정해 학위를 수여하는 식순이 있다"며 "우한 코로나 감염증 확산이 우려돼 졸업식을 간소화하면서 기존에 있는 식순 가운데 일부만 진행하다 보니 성적 우수자들만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졸업식 전면 취소 대신 이 같은 약식(略式) 졸업식이라도 하기로 결정한 것은 졸업하는 학생들을 배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졸업식 참석 대상을 대표 학생으로 한정한 만큼 다른 졸업생들은 개별적으로 사진 촬영을 하도록 포토존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졸업식을 전면 취소한 대학들도 많지만, 졸업생들을 생각해서 약식으로라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건국대, 국민대, 동국대, 중앙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은 졸업식 행사를 취소했다. 다른 관계자는 "졸업생들이 원하면 8월에 열리는 졸업식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학교 측의 결정에 대해 일부 학생은 불만을 터뜨린다. 한 졸업 예정자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서울대에 간 첫 손자 졸업식을 보러 가겠다고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동네 한 바퀴씩 돌고, 달력에 크게 동그라미를 해놨다"며 "대표 학생들만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 너무 속상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대우" "성적이 좋은 학생은 행사를 가고 다른 학생은 밖에서 사진 찍으라는 학교의 결정은 전면 취소보다 더 나쁜 결정" "단과대 수석들은 '수퍼 항체'라도 있어서 한자리에 모여도 감염되지 않느냐" 등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졸업 예정자는 소셜미디어에 '최악의 졸업식'이라는 글을 올렸다. "평생 기억될 수 있고, 누군가에겐 가족 모두에게 큰 경사가 될 수 있는 대학교 졸업식을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축제로 만드는 게 옳은지 궁금하다"면서 "수천 명의 졸업생을 들러리로 만들고 그 가족을 학교에 부르지도 못하게 하는 소수만의 축제를 하지 말자"고 했다.

정규성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수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행사인 졸업식 참가 여부를 오로지 성적이라는 기준으로 나눈 학교의 결정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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