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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에 감염된 28번 "결혼 앞두고 이상한 소문, 스트레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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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서 병원 홍보대사 하겠다. 의료진 죽을 때까지 못 잊어”

“중국 돌아가서 병원 홍보대사 할게요. ”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 격리된 지 7일 만인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치 판정을 받고 병원 문을 나선 28번 중국인 환자(30·여)가 의료진에 남겼다는 말이다.

18일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28번 환자가 퇴원하면서 중국말로 ‘정말 정말 감사하다. 죽을 때까지 못 잊겠다’고 하더라. 앞으로 중국에 가서 우리 병원의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이 신종 코로나 관련 매일 발행하는 내부 소식지 ‘신코파발’에는 28번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의료진과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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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30·여)가 퇴원을 앞두고 의료진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명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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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는 병원의 중국어 코디네이터 직원에 여러 차례 감사함을 전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병원 측은 성형 수술한 뒤 후속 처치를 못한 채 격리돼야 했던 그에게 기꺼이 의료 지원을 했다. 이 환자는 3번 환자(54)와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했다. 3번 환자가 확진되자 그의 접촉자로 분류된 뒤 지난달 26일부터 일산 3번 환자의 모친 집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명지병원 음압 병상에서 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28번 환자의 실밥을 풀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자가격리 대상자이다 보니)다른 병원에서 다 거절하는데 명지병원에서 해준 것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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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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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자가격리된 그에게 매일같이 연락해 건강을 챙긴 것도 병원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격리된 3번 환자가 28번 환자에게 상당히 미안해했다. 그래서 중국어를 하는 병원 직원이 28번 환자에게 연락했고 ‘매일 라면만 먹어서 힘들다’는 말에 빵과 과일, 야채를 사다줬다”고 말했다. 28번 환자가 “빈말로 한 건데 진짜 사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28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병동에 입원하자 병원 밥이 입맛에 맞지 않을까 끼니마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간은 어떻게 할지 세세하게 물어보며 특별히 신경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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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밤 신종코로나 3번 환자가 입원한 격리병동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명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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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언론과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떠돈 것에 정말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가족이나 지인이 “이런 댓글이 있더라”며 연락해 와서 더 속이 상했고 이런 아픔을 병원 코디 직원에게 하소연했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28번 환자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심리적 스트레스가 더 컸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1번 환자(36·여)에 이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은 뒤 완치된 두 번째 중국인이다. 중국 우한으로 돌아간 1번 환자처럼 곧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자가격리 중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격리해제를 앞두고 보건소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양성과 음성 경계선에 있는 ‘미결정’ 판정이 나왔고, 이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28번 환자가 됐다. 입원 나흘만에 격리 해제 요건(두 차례 음성)을 채웠고,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28번 환자는 사실상 회복기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퇴원할 때까지 증상이 없어 특별한 치료도 받지 않았다. 주치의 강유민 교수는 지난 13일 “치료제 전혀 없이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환자가 입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호소하는 증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왕준 이사장은 “28번 환자는 회복기 확진이고 무증상 감염이다. 앞으로도 이런 무증상 감염, 즉 굉장히 경미한 증상을 가진 감염자가 엄청나게 나올 것”이라며 “지역감염이 시작되는 이유이며, 자기가 모르는 사이 이미 감염이 돼 있지만, 바이러스가 약해 경미한 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양상은 신종플루 때와 매우 비슷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검역 및 격리 중심의 방역단계를 지나 지역사회 감염을 전제로 전방위 방역진료체제로 국면전환을 잘 해야 한다. 병원을 보호해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이 병원이 감염의 온상이 안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수정: 2020년 2월 19일

애초 기사에 ‘성형수술을 한 서울 강남의 글로비성형외과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후속 처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명지병원이 대신 진료했다’라고 보도했으나 글로비성형외과 측에서 문을 닫은 적이 없다고 알려와 이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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