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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북한이 ‘코로나19 청정지역’?…방역 선진국인가 거짓말쟁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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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그중에서도 동아시아 지역의 피해는 특히 큽니다.

병의 근원지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관광·교역 등 교류도 잦은 탓에 대부분 국가가 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천혜의 방역 조건을 갖춘 일본에서도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앙에서 벗어나 있는 동아시아 국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정부는 노동신문을 통해 "현재까지 단 한 명의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도 같습니다. WHO 평양사무소는 지난 12일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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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코로나19 예방법 배우는 북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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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청정국가' 북한?.. 美 "북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

코로나19 확진 국가들 사이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북한. 가능한 일일까요? 국제사회의 시선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쪽입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의 취약성을 매우 우려한다"며 성명을 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도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북한에 개인 보호장비와 진단장비 등 물품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확진자가 없다는 WHO의 보고도 해당 집계가 회원국의 자진 보고에 의존하는 만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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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 숨겼던 북한.. 코로나19도 숨기나?

왜 세계 각국은 북한을 믿지 못하는 걸까요?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돼지 에볼라'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 양돈 농가를 초토화 시켰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사태 때 북한은 발병 사실을 숨겼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 발병한 뒤 몽골과 베트남 등 인접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자강도의 협동농장에서 병이 발생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후속 보고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모두 입을 닫았습니다.

북한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북한 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건수는 단 1건인 셈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했다는 징후가 있다"며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김정은은 돼지 대멸종을 숨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질병을 숨기는 데만 급급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보다 못한 OIE가 북한에 감염실태를 공개하라며 불만을 드러낼 정도였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은 과거 사스와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도 자국 내 발병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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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김정일 생일 행사’ 참여하는 북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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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경 닫아버린 북한.. 효과는 '글쎄'

북한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중심은 국경 봉쇄입니다. 북한은 지난 1월 22일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아예 닫아버렸습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과 북한은 1,500km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접한 중국 지린성과 랴오닝성에서는 2백 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국경을 닫고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던 북·중 무역까지 중단해 버린 것을 보면 북한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국경 폐쇄라는 강경 조치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국경 폐쇄 방역작전'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밀무역 때문입니다.

폐쇄적인 국가의 특성상 북한은 공식 무역보다는 밀무역이 더 발달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후 북한 정부가 밀무역 등 비공식 무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의 소리(VOA)는 북·중 국경의 밀무역이 공식적인 무역보다 2~3배 많다고 추정했습니다.

밀무역의 특징은 워낙 은밀하게 진행되다 보니 적발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VOA는 북-중 밀무역 단속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밀무역이 건재하다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 폐쇄는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감시망에서 벗어난 감염자가 유입돼 통제받지 않고 병을 옮기고 다닐 위험까지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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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작업 벌이는 북한 보건당국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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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단속에 총력 기울이다 방역 실패한 일본

또 국경 단속만으로는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게 가까운 일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일본은 '미즈기와(水際) 대책'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미즈기와 대책의 핵심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일본에 바이러스나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와의 통로인 공항과 항구에서 물 샐 틈 없는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대책의 내용입니다. 즉 국경 관리에 총력을 다하는 거죠.

하지만 이 국경관리 중심의 방역 대책은 실패로 드러났습니다. 공항과 항구를 철저하게 관리했음에도 일본 내에서 환자가 속속 발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감염 경로마저 오리무중이라는 겁니다. 국경에만 자원을 집중하다 보니 내부 환자의 추적 관리에는 구멍이 뚫려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감염 유입 경로 봉쇄' 중심의 방역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 큽니다. 더불어 코로나19 대유행을 전제하고 환자 추적과 치료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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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대응 체계 '꼴찌 국가' 북한.. 코로나19 막을 수 있나?

범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전염병을 막기엔 북한의 의료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6일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뉴스에 "비누를 사용할 때 여러 사람이 한 비누를 사용하면 비루스(바이러스) 전파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 비누를 놓지 않아야 합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예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비누로 손을 씻으면 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비누를 두고 사용해도 병이 퍼질 위험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북한의 선전 매체는 최근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주민들에게 우엉·인삼 등으로 만들어진 건강보조식품과 약품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약물의 치료 효율이 90% 이상이며, 짧은 기간에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아직 코로나19의 치료제는 없습니다. 북한 측의 우엉·인삼 약물의 효능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과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가 발표한 '2019 세계 보건안보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보건안보 순위는 전체 195개국 중 193위로 평가됐습니다.

특히 '질병 대응 체계' 항목에서는 전 세계 꼴찌인 11.3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전염병 탐지 및 보고' 항목의 점수는 7점이었습니다. 세계 평균 점수는 41.9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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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lee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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