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구 신천지 교회서 코로나19 '슈퍼 전파'···병원·응급실 줄줄이 폐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패닉에 빠진 대구·경북

31번 환자, 증상 이후 2차례 예배

참석한 신자만 1,000여명 달해

신규 확진자 14명도 같은 교회

경북 영천서도 확진자 3명 나와

소도시·농촌까지 감염확산 우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 방역체계가 완전히 뚫린 느낌입니다. 지역 병원 응급실이 무더기로 폐쇄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19일 1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경북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줄줄이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된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평소 119응급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곳이지만 이날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이날 하루에만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18명이 무더기 발생하면서 대구 지역사회는 불안감을 넘어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대학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됐고 대구에만 역학조사관 5명이 파견돼 주요 거점들에 대한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대구지역 대학병원 응급실 5곳 중 4곳이 코로나19로 폐쇄됐다. 경북대병원 응급실 외에도 경북대병원 본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응급실이 이날 오후4시 기준으로 폐쇄됐고,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은 잠정 폐쇄됐다. 대구에서 응급진료가 가능한 3차 의료기관은 칠곡 경북대병원만 남은 셈이다.

‘슈퍼전파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 대구교회(신천지 대구교회)’도 폐쇄돼 예배 등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31번의 확진자와 연관된 15명의 신규 확진자 중 14명이 이 교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이미 증상 발현일(7일) 이전과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예배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추가 확진자가 얼마든지 더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증상 발현 이후인 지난 9일과 16일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를 드린 신자만 1,000여명으로 파악된다는 것이 대구시 측의 설명이다. 다만 31번 환자가 슈퍼전파자였는지 아니면 31번 환자 또한 다른 환자로부터 감염됐는지 등 정확한 감염원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집단행사에서 무더기 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 터라 정부의 대응수위를 더욱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대구 시민 사이에서 제기됐다. 특히 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북 영천과 관련해서는 대도시에 이어 소도시 및 농촌 지역에까지 감염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재 ‘철저한 방역 전제하에 허용’으로 유지되고 있는 집단행사 지침을 철회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의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지역적 유행이 있는 지역에는 그런 조치를 강화하는 판단은 하고 있다”면서도 “전국적인 지침 철회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대본이 파악한 31번 확진 환자의 접촉자는 166명으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숫자는 더 불어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중 128명은 31번 환자가 7일부터 17일까지 입원했던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접촉한 사례인 만큼 감염에 취약한 이들이 많은 병원 특성상 또 다른 슈퍼전파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재원환자 32명은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인력 및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송된 32명의 경우에도 두 병상이 모자라 2인실에서 격벽을 치고 격리 조치된 상태다.

병원 내부의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 병실인 음압병상도 문제다. 현재 대구 지역의 경우 33개 병실에 54개의 음압병상이 있다. 부족할 경우 부산·경남 등과 나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 중대본 측의 설명이지만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음압격리병상을 갖추고 있지만 환자가 더 늘어나면 태부족”이라며 “기존 1인실 격리병상을 음압병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치와 확진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때 필요한 음압카트 등 전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권영진 대구시장도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이제는 대구 사례가 대구만이 아니라 잘못하면 전국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위기를 대하고 극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확진된 20명은 대부분은 발열이나 근육통 또는 인후통·두통·오한 등 증상이 있는 상태다. /대구=손성락·이주원기자 ssr@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