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통령 면전서 “경기 거지 같다” 한 반찬가게 상인 '신상털이'…文 "안타깝다"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채널A '돌직구쇼' 갈무리.


“안타깝다!”

문재인 대통령(위에서 두번째 사진 맨 앞)은 자신과 대화를 나눈 반찬가게 상인이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이른바 ‘신상털이’를 받았다는 소식에 19일 이렇게 밝혔다.

도대체 왜 이 반찬가게 상인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걸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이 반찬가게 사장을 좀 대변해달라고 했다”며 “대통령은 그 분이 공격받는 것이 안타깝고도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억”이라며 “문 대통령은 반찬가게 사장의 ‘거지 같아요’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자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며, 전혀 악의가 없이 흔히 하는 상황표현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런 표현으로 비난을 받고 (그 이후 해당 가게가) 장사가 안된다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안타까움을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브리핑 장소에 있던 기자들은 ‘문 대통령이 극렬 지지층에 대한 자제를 요청한 것인가’라고 묻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반찬가게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에 대해 안타깝단 것이지, 지지층에 대한 반응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거지 같다’라고 말을 하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 분에게 비난을 하는 이들은 오해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오해를 풀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이 지난 9일 오후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찾아 반찬가게 상인(〃 오른쪽)을 격려하고 있다. 아산=뉴시스


앞서 복수 언론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 전통시장에 들렀을 때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대면한 상인 A씨는 “거지 같아요”라며 “너무 장사가 안돼요”라고 푸념했다.

나아가 “온양 울게 생겼어요, 진짜”라며 “어떻게 된 거예요”라고 이어갔다.

계속해서 ”점점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라고 울상을 지었다.

A씨의 이 발언은 이후 지상파 방송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됐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영상과 캡처한 사진을 친문(親文)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날랐다.

보도에 따르면 친문 지지자들은 관련 기사 등에 댓글을 연이어 달았는데, “어리석은 아주머니가 마음이 고약해 잃을 게 많아 보인다”, “경기가 안 좋은 것을 왜 대통령 탓을 하느냐”, “누가 반찬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느냐. 온라인에서 구매하지. 시대를 모른다”는 등의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조선일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년 동안 온양온천 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다 지난해부터 반찬 가게를 시작했다.

그는 이 매체에 “며칠 전부터 재료값을 못 댈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지인이 악플을 보여줘 상황을 알게 됐단 A씨는 “장사가 안돼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한 게 그렇게 잘못된 것이냐”라며 “사람 만나는 게 무섭다”고 토로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