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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로저 스톤 양형 축소지시 파문도 여전한데…트럼프, 매관매직 주지사 등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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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대부분 대통령 또는 그 측근과 연줄 있는 사람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및 감형 조치로 19일(현지시간) 연방교도소에서 풀려난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가 시카고 자택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카고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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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11명에 대해 유죄 선고의 효력을 없애거나 형량을 줄여주는 사면 및 감형을 단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혹은 그의 측근과 연줄이 있는 인물들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인 로저 스톤에 대한 검찰 구형량 축소를 지시해 생긴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사면권을 사적으로 남용한 것이다. 민주당에선 “또 다른 국가적 스캔들”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유죄 판결을 받은 7명의 유죄 기록을 없애는 사면, 복역 중인 4명의 형기를 단축하는 감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관매직 시도로 징역 14년을 선고받고 8년째 복역 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에 감형 결정이 내려진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08년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이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해 상원의원 자리가 비게 되자 주지사인 자신에게 부여된 상원의원 지명권을 미끼로 행정부 진출을 꾀하는 등 사익을 추구한 혐의로 2011년 기소돼 14년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라고예비치는 2016년 말 오바마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청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블라고예비치의 형량은 너무 가혹했다”면서 그가 곧 풀려나 가족과 재회할 것이라 말했다. 블라고예비치는 2010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한 NBC 리얼리티쇼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인연이 있다. CNN은 그의 부인이 지난 몇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시청하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남편 선처를 호소했고,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세금 사기 등 중범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버나드 케릭 전 뉴욕시 경찰국장도 사면됐다. 케릭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시장 시절 경찰국장을 지낸 측근이다.

1980∼1990년대 정크본드(고위험 채권)를 이용한 기업 인수·합병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정크본드의 왕’으로 불렸던 마이클 밀컨도 사면받았다. 내부 부당 거래와 사기 등 혐의로 1990년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2개월 복역 후 가석방됐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굴레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권한을 남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에게 전화를 걸어 우려를 전달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생 철학이자 백악관 운영원칙이 ‘친구에겐 상을 주고, 적은 응징하라’라며 탄핵과정에서 불리한 증언을 한 이들을 백악관과 행정부에서 쫓아낸 것이 후자라면 이번 사면·감형은 전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면 및 감형 수혜자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 또는 그의 측근과 연줄이 있는 인물들이라고 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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