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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세계 첫 환경관측위성, 미세먼지 실시간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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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7시 49분.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에 모였던 80여명의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대전에서 1만5000㎞ 떨어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B호'가 발사체에서 분리되는 순간이었다.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들은 오전 7시 18분 발사 1시간 전부터 이곳에 모여 모니터 화면을 통해 현지 상황을 지켜봤다.

조선비즈

18일(현지 시각) 오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중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지역 미세 먼지를 실시간 감시할 위성 천리안2B호가 발사체(아리안5ECA)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우주에 떠 있는 천리안2B호 상상도. /기아나 공동취재단·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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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B호가 현지 시각 18일 오후 7시 18분(한국 시각 19일 오전 7시 18분)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유럽의 우주개발 기업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아리안5ECA)에 실려 발사됐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에서 약 3만6000㎞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자전과 같은 속도로 돌며 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관측한다. 궤도에 안착하면 천리안2B호는 늘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며 하루 8번 중국발(發) 미세 먼지를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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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천리안2B호는 발사 31분 뒤인 7시 49분 고도 약 1630㎞ 지점에서 발사체로부터 분리됐고, 7시 55분 호주 야사라가 관제소와 첫 교신을 했다. 위성은 약 2주간 지구 주변을 타원으로 돌다가 점차 원형 궤도로 진입하게 된다.

천리안2B호의 주 임무는 한반도 주변 바다와 대기 환경 관측이다. 관측 지역은 한반도 서쪽의 인도네시아부터 중국·한국·일본까지 동아시아 13국이다. 이를 위해 환경관측탑재체와 해양탑재체가 장착됐다. 환경관측탑재체는 미세 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20가지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에 8번 관측한다. 정지궤도 위성에 환경관측탑재체가 실린 것은 세계 최초다.

해양관측탑재체 성능도 천리안 1호보다 크게 강화됐다. 천리안1호는 녹조나 적조 등을 관측해 왔지만, 천리안2B호는 해무, 엘니뇨·라니냐 같은 기후변화 등 다양한 해양 환경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해상도는 4배 향상됐고 관측 가능한 데이터 종류도 13개에서 26개로 늘었다. 해양탑재체는 오는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앞으로 10년 동안 관측 임무를 시작한다.

천리안2B호 발사는 프랑스와 공동 개발한 천리안1호와 달리 국내 독자 기술이 포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11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축이 돼 천리안2A·2B호를 개발해왔다. 2018년 12월 발사된 천리안2A는 본체가 같고 탑재체만 다른 천리안2B호의 쌍둥이 위성이다. 천리안2A·2B호를 개발하면서 한국은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확립했다. 위성 구조체와 전력 분배 장치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했고,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했다. 다만 이번 천리안2B호 탑재체는 항공우주연구원이 미국·프랑스와 공동 개발했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기아나=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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