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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 국내 유입 한달…대구교회서 제2의 유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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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3명으로 감염자 증가세

대구교회서 슈퍼전파 발생…접촉자 규모 예측 불가능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19일 오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지 한 달 만에 총 감염자 수가 51명으로 늘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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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총 감염자 수가 53명까지 늘었다. 지난 19일 발생한 신규 확진환자 수만 22명에 달한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만 19일 기준 1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정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감염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정부 방역체계 통제 범위를 벗어났고, 제2의 유행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시점은 지난 1월 20일이다. 국내를 경유해 일본으로 가려던 35세 중국인 여성이 지난 19일 공항 검역에서 이상 증상이 발견돼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된 뒤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국내 확진환자는 빠르게 증가했다. 2번 환자(55·남)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돼 1월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26일에는 3번 환자(54·남)가 확진 판정을 받고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이송됐다.

이후 3번 환자에 의한 국내 첫 2차 감염자 6번 환자(55·남), 6번 환자에 의한 가족들의 3차 감염, 일본과 태국 등을 다녀온 뒤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명의 사례까지 감염경로가 갈수록 복잡해졌다. 여기에 부부 및 모녀 감염 등 가족감염 사례가 많아졌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29번 환자(82·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29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대학병원와 동네의원, 약국 등을 수차례 방문했다. 29번 환자 부인인 30번 환자(68·여)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확진 전 대학병원 등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29번과 30번 환자는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고 감염경로를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끝내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으면 정부 방역 통제 범위를 벗어난 첫 환자가 된다.

문제는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환자(61·여)의 동선이 밝혀지면서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19일 기준으로 31번 환자에 의해 감염된 확진환자 수는 18명이다.

그중 31번 환자가 증상이 발현한 이후 두 차례 방문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신천지 대구교회)'에서 14명의 추가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31번환자와 연관성을 확인 중인 환자 3명, 병원 내 접촉자는 1명이다. 31번 환자 1명과 관련된 확진자가 18명에 달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19일 오전 31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신천지 대구교회 감염자 수를 10명으로 발표했다가 오후에 9명으로 수정했다. 이후 오후 5시에 발표한 자료에서는 31번 환자에 의한 신천지 대구교회 감염자 수를 14명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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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1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슈퍼전파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수천명이 한 장소에서 빽빽하게 예배를 보는 교회 특성을 고려하면 감염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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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슈퍼전파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수천명이 한 장소에서 빽빽하게 예배를 보는 교회 특성을 고려하면 감염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해당 교회가 상당히 밀집된 환경 속에서 예배를 봤으며, 밀접접촉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는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발병일 기준, 종합적으로 유행의 전파 양상을 분석해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환자가 더 있을 수 있어 그 교회에서 노출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를 본 신도, 그들의 가족 또는 접촉자까지 고려하면 정부의 역학조사 대상은 많게는 1만여명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적게는 10명 이하, 많아야 400명~500명 규모였던 기존 역학조사 패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정부도 이 같은 심각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노홍인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방역망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상황인지는 역학조사 결과를 종합해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함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사회 확산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을 전국적인 현상으로 판단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이다.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는 것에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31번 환자에 의한 (전파) 위험을 전국적인 감염 확산으로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며 "대구지역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발병이 발생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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