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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10年 임무수행 '천리안 위성', 우주서 전원공급 어떻게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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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아나 공동취재단, 류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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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 2B호를 싣고 발사되는 아리안5ECA 발사체2(출처_arian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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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우주로 떠난 정지궤도환경위성 천리안2B호(이하 2B호). 향후 10년간 한반도 주변 적조·녹조·해무 등 26종의 해양 환경 정보와 미세먼지와 같은 20여 종의 대기오염 유발 물질 관측 정보 등을 수시로 보낼 예정이다.

장장 10년간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발자들이 가장 공들인 부분이 배터리 및 태양전지판 등 전력 생산용 부품이다. 해양·환경 탑재체 가동뿐만 아니라 2B호가 지구 쪽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교정하는 일 등에 필요한 탓이다.


저궤도·정지궤도 높이에 따라 다른 충·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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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B호는 본체 옆에 길게 뻗도록 제작된 날개 모양의 태양전지판을 통해 필요 전력을 만든다. 대기권이 없는 우주에선 태양열을 직접 받을 수 있어 지상의 태양열 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인공위성의 충·방전 횟수는 위성이 위치한 궤도 높낮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저궤도에선 위성속도가 정지궤도에서 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저궤도를 도는 아리랑위성은 초속 7.5km의 속도로 하루에 15번 정도 지구를 돈다. 돌면서 태양에 가려 졌다 다시 보기를 반복한다. 이 횟수가 충전 주기가 된다. 즉, 아리랑위성은 하루에 충·방전을 15번 반복한다.

보다 높은 정지궤도에서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춰 돌도록 설계된 2B호는 대부분의 시간을 태양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2B호는 종일 충전기를 끼워두고 쓰는 것과 같이 전력을 충분히 생산·공급한다.


태양과 항상 마주한 정지궤도위성도 춘분·추분엔 맥 못춰



이런 2B호도 일 년에 두 번 예측하기 힘든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바로 ‘춘분’과 ‘추분’이다.

지구와 같이 돌고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공전위치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각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춘분, 추분에는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황도경사각)가 0도가 되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이때 태양 뒤쪽에 있으면 지구 그림자에 의해 완전히 가려진다. 이렇게 가려지는 시간이 수십 초에서 최대 72분 가량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정지궤도에 올라 있는 천리안2A도 지난해 3월 21일 춘분 때 몇 십 초 가량 방전된 바 있다”고 말했다. 춘분, 추분 외에 달에 태양 빛이 가려질 때도 있다. ‘태양-달-정지궤도위성-지구’가 일직선 상에 놓일 때다. 이 시간은 최대 150분 정도 된다.

인공위성도 스마트폰처럼 충·방전 횟수에 따라 배터리 수명이 결정된다. 저궤도 위성의 임무가 3년이면 365일×15번×3년=1만8000번으로 제한된다. 정지궤도위성은 잔여 용량을 계속 모니터링 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수명을 관리한다.


2B호, 외날개인 이유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2호’의 경우 태양전지판이 양쪽에 달렸다. ‘아리랑3A호’는 세 개가 달렸다. 반면 2B호는 하나만 달렸다. 왜일까.

2B호에 태양전지판이 하나만 장착된 이유는 탑재체(GEMS)와 관련 있다. 2B호 환경 탑재체는 지구에서 반사된 에너지를 측정해 한반도 주변 대기상태를 측정한다. 만약 태양전지판에서 반사되는 에너지가 있으면 지구로부터 반사되는 에너지에 간섭을 줘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이 때문에 2B호는 태양전지판 하나만 장착해 정밀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게 설계됐다. 반면 위성의 자세 제어에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다. 틀어진 자세를 바로 잡기 위해 위성의 자세제어 장치를 계속 가동해야 한다. 특히 3만6000km 고도에서는 0.1도만 틀어져도 지상에서 약 63km의 오차가 생긴다.

항우연 관계자는 “2B호의 전작인 2A호 시절부터 태양전지판을 하나만 달고도 자세를 정확하게 제어하는 위성 운용 기술을 개발·확보했다”며 “이 같은 고난도의 자세 제어 기술로 명실상부한 위성 강국의 면모를 대내외에 입증했다”고 전했다.

기아나 공동취재단, 류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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