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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용 EUV사업장 또 방문…"시스템 반도체 1위 도전 멈추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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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EUV 생산라인인 V1의 모습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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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화성사업장 EUV(극자외선)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았다. 지난 2일 새해 첫 첫 경영활동으로 화성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공식 방문이다.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시스템 반도체 1위 도전 멈추지 말자”



이 부회장이 이날 방문한 V1 라인은 삼성전자 최초의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이다. 2월부터 7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했다. 특히 EUV라인은 퀄컴이나 인텔 등이 설계한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제품의 주력 생산기지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다”면서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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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살펴보는 것으로 새해 첫 일정을 소화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화성사업장을 찾았을 때는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3나노 공정 기술 관련 보고를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잇따라 현장을 방문한 것은 ‘반도체 비전2030’에 대한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80% 정도가 메모리 분야에서 나온다. 메모리 분야는 수요와 공급변화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게 되는데 비전2030은 이런 체질을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통해 안정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섬세한 얇은 붓, EUV로 차세대 반도체 경쟁



나노 공정의 핵심은 EUV 기술이다. 파장이 짧은 EUV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기판)에 반도체 회로를 새긴다. 기존 불화아르곤(AnF) 보다 파장의 길이가 14분의1에 불과해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하다. 그림을 그리는 붓이 얇을수록 세밀한 그림이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7나노, 5나노, 3나노 반도체는 이렇게 가늘게 새겨진 반도체의 회로 선폭(線幅)을 말한다. 세밀한 회로 구성을 통해 반도체 성능은 높이고 소비 전력은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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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의 EUV 노광장비.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전 세계 유일 생산하고 있다. [사진 ASM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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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운드리 업체중 7나노 이하 미세 공정 기술은 삼성전자와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만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EUV를 선제도입한 것은 삼성전자다. TSMC는 지난해부터 EUV 공정을 이용한 5나노,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3나노 칩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삼성의 퀄컴 수주, 점유율 확대에 호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는 꽤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2.7%를 가져가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7.8%로 2위 자리를 지켰지만 같은해 1분기(19.1%) 보다 되레 떨어졌다. TSMC는 같은 기간 48.1%에서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며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모뎀칩인 ‘스냅드래곤 X60’을 수주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EUV 라인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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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사진 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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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그동안 최상위 제품은 TSMC에, 범용 제품은 삼성전자에 맡겼던 기존 전략과 다르게 움직였다. X60은 삼성과 TSMC가 동시에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삼성이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20 시리즈에 자사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를 채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유가 어찌됐건 퀄컴 수주로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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