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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文대통령, 봉준호와 ‘계획이 있는’ 점심…메뉴는 ‘짜파구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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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내외, 20일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오찬

문화예술계 불평등, 영화계 근로문제 등 언급

기생충 마지막 행사…김 여사가 짜파구리 만들어

이데일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등 제작진, 배우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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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오늘 점심 오찬 메뉴에는 제 아내가 우리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가 맛보기로 포함돼 있습니다. 함께 유쾌한 시간 되기 바랍니다.”

‘계획이 있는’ 점심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영화 ‘기생충’ 출연·제작진이 20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자리는 기생충 팀이 공식적으로 갖는 마지막 행사다. 기생충 팀은 2년간 긴 여정의 마침표를 청와대에서, 다 같이, ‘짜파구리’를 먹으며 찍었다.

이날 행사는 봉 감독이 그려낸 기생충 스토리와 제작환경과 닮아 있었다. 기생충은 뿌리 깊은 계급사회에 대한 시선을 표현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도 이와 맞닿은 이야기를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변방의 문화가 세계 중심부에 진입했다. 자랑스러움을 가지게 된다”고 했지만, “문화예술계도 ‘기생충’ 영화가 보여준 것과 같은 어떤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영화 제작 현장에서나 또는 영화 유통구조에서도 여전히 불평등한 요소들이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이 추구한 국정철학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기생충’ 보여준 사회의식에 공감한다.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져서 마치 새로운 계급처럼 느껴질 정도”라며 “그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우리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고 있는데, 속 시원하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탄다”고 토로했다.

봉 감독은 영화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환경까지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노력하는 감독 중 하나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스태프들과 일일이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고 주52시간제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그것이 제도화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일이 없는 기간 동안 영화 산업 종사자들의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행사에는 최대한 많은 관계자들이 초청된 가운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배우 송강호,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등 10명이 참석했고, 곽신애 제작사 대표, 장영환 프로듀서, 한진원 작가, 김성식 조감독 등 제작진 12명도 총출동했다. 봉 감독과 대학시절 친구로, 현재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육성철 행정관도 오찬 전 봉 감독과 담소를 나눴다.

이날 오찬 메뉴도 기생충 팀의 마지막 공식행사로 적절하게 ‘계획’됐다. 이날 오찬 메뉴 중에는 김정숙 여사가 만든 ‘짜파구리’가 포함됐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음식으로, 기생충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지난 18일 김 여사는 이연복 쉐프로부터 ‘대파 짜파구리’ 요리법을 전수받기도 했다.

봉 감독과 배우들도 화답했다. 봉 감독은 “작년 깐느에서부터 한국과 프랑스, 여러 나라 개봉을 거치고 아카데미를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저희가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이 근래에 별로 없는데, 영광스럽게 청와대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송강호 배우는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서 대장정의 마무리를 짓는다라는 것이 특별하다”며 “뭉클한 감동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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