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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주당 지도부, 금태섭 의원에 ‘사과성 입장 표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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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지도부간담회 열어

서울 강서갑 교통정리 논의

“금 ‘공수처법 기권’ 사과하고

김남국 변호사 출마지 변경”

시기 못 정하고 공관위로 넘겨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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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국 키드’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한 서울 강서갑 지역구의 교통정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도부는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출마시키는 대신 금태섭 의원에게 일종의 ‘사과성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지도부 긴급 간담회에서 강서갑의 출마자 정리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일부 고위 관계자는 금 의원에게 당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사과 메시지를 내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금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처리 과정에서 기권을 한 것에 대해 입장을 내게 한 뒤 당의 최종 결론을 발표하자는 얘기였다.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 당 안팎 열성 지지층을 의식한 조처였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가 ‘그럴 경우 비판적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을 키워 수도권 선거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당의 발표와 동시에 입장문을 내거나 발표 뒤 내도록 하자는 절충안까지 나왔다고 한다. 결국 회의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1일 열리는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로 공을 넘겼다.

김 변호사의 강서갑 공천 신청으로 ‘조국 대 반조국’ 구도가 불거지는 데 대한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열성 지지층의 반응을 의식해서다. 민주당 누리집의 당원 게시판은 이날도 금 의원과 김 변호사를 경선에 부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한편에선 상황이 이렇게 꼬인 데는 지도부 책임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서갑을 추가공모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고 등록한 예비후보만으로 경선을 치렀으면 상황은 쉽게 수습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정봉주 전 의원이 금 의원을 ‘빨간 점퍼 민주당원’이라고 비난하며 출마를 선언했다가 미투 의혹으로 낙마한 뒤 금 의원과 원외 인사인 안성현·한명희씨 등이 예비후보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곳을 추가공모 지역으로 발표하고, <조국 백서> 집필진인 김 변호사가 출마 뜻을 밝히자 ‘밉보인 금태섭을 조국 키드를 자객공천해 찍어내려 한다’는 논란이 커졌다.

성남분당을이 지역구인 김병욱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을 돌 때, 공정·정의 등 우리 당의 우월적 가치에 대해서조차 주민들과 토론하기가 꺼려진다. 지금 조국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영지 김원철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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