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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손학규는 대체 왜 그래?”… 직접 밝힌 통합 지연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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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손 대표는 "저와 바른미래당은 2월 24일 자로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합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24일부로 당 대표를 사임하고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1


"손학규 대표는 대체 왜 그러는거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대표직 사퇴 거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오간 물음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정치 세대교체를 위해 청년 정치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결렬됐다며 처음으로 직접 상세한 과정을 소개했다.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 지연의 변을 밝히면서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정치의 세대교체를 준비하기 위해 청년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준비하는 가운데, 청년정치세력도 많이 태어나서 창당을 마치거나 창당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여러 정치세력 중에 어느 특정 조직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접촉해 왔고, 저희 당과의 통합을 준비해 왔다”며 “저는 청년들을 단순한 개인적 인재영입 차원이 아니라 청년 세력을 미래의 주역으로 인식했고, 이들을 조직적으로 우리의 파트너로 대접하고 정치적 주도권을 넘길 생각을 하고 교섭에 임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들에게 바른미래당과 통합 시 당대표를 청년들에게 넘기고 당의 지도부도 과반수를 주어 당 운영의 주도권을 넘기겠다고 약속했고, 당내 인사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노력해 여러 주요 인사들을 납득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그 조직이 바른미래당 당원과 당직자들을 설득하기에 지나친 요구를 해 와서 통합작업은 결렬이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해당 청년 정치그룹은 3040 세대를 주축으로 구성하고, 기본소득제 등을 주장하는 ‘시대전환’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전환은 2012년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캠프에 영입했던 경제전문가인 이원재 랩2050 대표, 2016년 민주당 영입인재였던 조정훈 아주대 통일연구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오는 23일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호남계 꼬마정당’들과 통합 방침이 서 있던 바른미래당은 해당 청년 단체와 통합도 동시에 추진했다. 한편, 호남계 정당들은 바른미래·대안신·민주평화당 3개 정당의 1차통합 후 새로운 세력과의 2차통합을 통해 최종적인 통합을 완성하자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양측 모두 3개 정당이 통합하돼 중도·실용을 추구할 새로운 세력인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어느정도 갖고 있던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손 대표 때문에 통합이 저지되는 것으로 비춰졌고, 호남계 측에서는 손 대표의 통합 의지에 의구심이 커졌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이 자칫 지역정당으로의 회귀에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통합 작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세계일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3당의 합당과 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취재진과 주먹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우리가 선거 편의상 이합집산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고, 정계개편은 개인들의 당선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우리나라 정치구조를 개혁하는 정치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초 이찬열 의원 등의 탈당으로 국고보조금 수령에 차질이 생겨서 급작스럽게 3당 합당을 추진하게 된 것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청년세대와의 통합이 어렵게 된 지금, 각 지역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해 놓고도 움직이지 못하는 후보들, 출마를 생각하면서도 혼란한 당 사정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조차 못하는 지역위원장들, 우리 당의 기호가 3번이 될지 20번이 될지 몰라 아무 것도 못 하는 당원들을 생각하면 원칙만 붙들고 꼼짝 못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뒤늦게 통합을 확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과 민심 이반, 미래통합당으로 개명한 자유한국당의 구태정치에 대한 민심의 이탈이 열어놓은 중간지대, 무당층 지대는 우리가 중심을 잡고 새로운 정치로 이끌어 나갈 미래 희망의 소지”라며 “우리는 중도 실용의 개혁정치를 열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통합당이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영역을 이끌고 주역이 되도록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대표직 사임 후 활동과 관련해, “총선 후에 전개될 개헌운동에도 조그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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