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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노인병원·정신병동·장례식장 `다닥다닥`…직원·환자 615명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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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초비상 / 사망자 나온 청도 대남병원 ◆

매일경제

20일 오후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대남병원 확진자는 사망자를 포함해 총 15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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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청도 대남병원은 청도군보건소, 노인전문요양병원, 장례식장, 건강증진센터가 나란히 건물 3개 동에 배치돼 서로 통로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보건소와 노인전문병원, 장례식장을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 상호 감염이 쉬운 구조다. 대남병원은 확진자가 나오기 전날부터 유증상자가 있다는 이유로 폐쇄된 상태였다.

보건당국은 대구·경북 첫 확진자이자 슈퍼 전파자로 지목된 31번 환자가 이달 초 청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31번 환자와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 조사도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대남병원 부속 장례식장에서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신천지 교주의 친형 이 모씨 장례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신천지 교주의 친형인지는 몰라도 비슷한 이름을 가진 고인의 장례를 치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31번 확진자가 이달 초 청도를 방문했을 때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을 개연성이 작지 않다.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은 최근 한 달간 외출이나 면회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의료진에 의한 감염 가능성과 외부인 출입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들 확진자 2명은 57세 남성과 59세 남성으로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다. 첫 번째 확진자는 발열·기침·인후통 증상이 있었고 두 번째 환자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 19일 의사 소견에 따라 검사를 해 코로나19 양성 확정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동국대 경주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한 상태다.

청도 대남병원은 1988년 허가를 받아 일반병동과 정신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 신경과, 정신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응급실과 50개 병실에 235병상을 갖췄다.

청도군에 따르면 3개 건물 안에는 현재 직원 313명과 환자 302명 총 615명이 격리돼 있다. 직원은 대남병원 109명, 노인전문병원 30명, 요양원 84명 등이다. 환자는 대남병원에 147명, 노인전문병원에 63명, 요양원에 92명이다.

사망자가 발생한 후 병원은 외부와 차단됐다. 장례식장에 있던 사망자 유족도 갇힌 상태다. 직원들은 컵라면을 먹거나 도시락을 주문해 배달원과 접촉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건네받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어제 퇴근 시간 때부터 갇혀 있다"며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이렇게 지내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보건소가 문을 닫으며 현재 선별진료소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청도 주민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경산 등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남병원 입원자들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동여맨 채 불안한 기색으로 돌아다녔다. 병실 침대에 누운 한 여성 환자는 창밖으로 사람들이 보이자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일부 환자들은 몰래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강창 경북 복지건강국장은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우려가 커 병원 자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진과 환자 등 600명에 대한 심층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경북도는 환자가 비공식적으로 외출했을 가능성이나 출입 기록 오류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대남병원의 코호트 격리와 관련해 경북도는 "아직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코호트 격리 조치는 감염자가 있던 해당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를 동일 집단(cohort)으로 묶어 병원 내에 통째로 격리하는 조치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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