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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천지 중국에 1만명, 우한에 300명… "청도 장례식 왔는지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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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확산]

입국금지 전 후베이성 교인들 방한, 바이러스 옮겼을 가능성 배제 못해

신천지 "작년 12월 이후 88명 한국 방문… 서울·경기에만 있었다"

대구 신천지 신도 4475명 중 544명 "증상 있다"… 400명은 연락 안돼

조선일보

신천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 등에서 16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 약 30국에 확산 중이다. 이 중 발원지인 중국을 빼면 한국이 확진자 수는 단연 2위다. 특히 최근 사흘 동안 154명이 급증했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31번 확진자'로 알려진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한 사람의 수퍼 전파자가 100명 넘는 사람에게 전염시키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이렇게 전례를 찾기 어려운 집단 감염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중국인 교인 1만명, 우한시는 300명

지난 2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수퍼 전파'를 일으켰다고 알려진 31번 확진자가 최초 전파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21일 기준 131명으로 전체(208명)의 63%에 달한다. CNN이 '대구 아웃브레이크(outbreak ·집단 감염)'라고 할 정도의 수퍼 전파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중국에서 신천지 신도가 여럿 들어와 병을 옮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천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천지는 중국에 16개 교회를 두고 있고, 현재는 삭제됐지만 17번째 교회가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중국 전역에서 신천지 중국인 신도는 1만명, 우한시는 300명 규모"라고 했다.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시는 지난해 12월 1일 첫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곳으로, 현재(21일 오후 9시 기준)까지 약 4만500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168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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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공식 홈페이지는 21일 오전까지 지난해 워싱턴DC교회, 우간다교회 등과 함께 '중국 무한(우한)교회'를 설립했다고 홍보해왔지만 이날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다만 신천지 관계자는 "우리는 지역 신도가 120명 이상이 되면 '교회'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이번 사태로 관심을 끌게 되자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뺐다"고 주장했다. 또 "2019년 12월 이후 한국에 온 중국인 신도는 88명이었지만 모두 서울·경기 지역에만 체류하다 출국했다"면서 "우리는 철저한 전산 관리를 통해 신도의 모든 동선을 100%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계 당국에 서버 등 관련 내용을 제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충분한 협조를 하고 있는데 서버까지 제출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장례식 치러졌던 병원서 2명이나 사망

신천지 교주 격인 이만희(89) 총회장은 경북 청도 출신이고,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청도 대남병원에서 치러졌다. 국내 우한 코로나 사망자 두 사람이 청도 대남병원에서 우한 코로나에 감염됐다. 그래서 신천지 교인이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가며 우한 코로나를 전파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한국은 지난 4일에야 우한시와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입국 금지를 취하기 전 우한과 후베이성에 있는 신천지 신도들이 교주 친형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21일 "중국서 온 신천지 신도들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왔는지 등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신천지 고위 관계자는 "장례식 당시 이만희 총회장과 신도 47명만 참석했지 다른 신도들은 없었다"며 "총회장 친형은 신천지 신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31번 확진자도 21일 본지 통화에서 "대남병원 장례식장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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