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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연이틀 기생충 비판한 트럼프에 CNN “반미국적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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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영화가 상을 타길 바랐다” / 미국배급사 네온 “트럼프, 자막 못읽어” / 기생충, 북미시장 외국어영화 흥행 4위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 수상을 연이틀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집회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또 끄집어냈다.

그는 “올해 영화가 하나 있었다. 그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영화를 (수상작으로) 발표했다”며 “그래서 '내가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한국과 매우 잘 지낸다”라면서도 “그들은 그 영화가 최고의 외국 영화라고 말하곤 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미국 영화가 상을 타길 바랐다면서 “아카데미 수상작은 한국에서 만든 영화이다. 나는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들(한국)과 상대한다.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그들을 많이 돕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괴짜(freaking)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한 유세에서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나빴나.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고 '기생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충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라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선셋 대로' 등 1900년대 중반에 제작된 미국 영화들을 거론한바 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미국 뉴스 채널인 CNN은 “반미국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CNN 방송의 크리스 실리자 선임기자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하기보다 다양성을 혹평하는 것은 순전히 반미국적 행위(anti-American)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는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라는 발상에 기반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생각의 어두운 면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기본적으로 용광로이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39년 작품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50년 작품인 ‘선셋 대로’를 좋은 영화로 꼽은 것에 대해서도 실리자 선임기자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두 영화의 주인공은 백인이었고, 두 영화의 감독도 백인이었다. 트럼프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은 1940년∼1950년대의 미국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백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두 영화가 보여준 미국은 위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배급사인 네온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이해할만하다. 그는 (자막을) 못 읽는다”고 논평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소감에서 “자막의 1인치 장벽을 넘으면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있다”고 했던 말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영화에 들어가는 영어자막을 못읽는다는 이야기이다.

세계일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송강호 등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한편 이러한 가운데 북미 시장에서 영화 기생충의 흥행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북미 시장에서 4541만달러(5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가운데 역대 흥행 4위에 올랐다.

영화 ‘기생충’보다 실적이 높은 외국어 영화는 높은 ‘와호장룡’(1억2810만달러), ‘인생은 아름다워’(5720만달러), ‘영웅’(5370만달러) 등이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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