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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팝인터뷰①]'사랑불' 양경원 "표치수는 내게 큰 행운..누가 연기해도 사랑받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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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양경원/사진=tvn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이보다 강렬했던 존재감이 있었을까.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번 겨울을 따뜻하게 물들였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주연들의 활약만큼 조연들의 맛깔나는 연기력 역시 빛을 봤다. 그 중 단연 최고의 수혜자라고 한다면 북한군 5중대원 표치수 역을 맡은 양경원이라 할 수 있다. 양경원은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데뷔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양경원은 "잘 끝났는데 끝나니까 아쉽다. 현장이 너무 좋았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좋고 현장 분위기도 좋고 드라마 대본도 재밌었다. 그런데 이제는 현장에 나갈 일이 없기에 그 사람들을 오롯이 볼 수 있는 건 아마도 앞으로 없지 않겠나. 공연을 할 때에도 그래서 끝이 서운했는데 공연은 바닥이 좁아서 만나는 사람 다시 만나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세월이 됐다. 그런데 '아스달 연대기'나 '사랑의 불시착'은 아쉽더라"고 드라마 종영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래도 너무 감사하다. 큰 사건사고 없이 많이 사랑해주시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표치수라는 캐릭터를 맡고 이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관심 받았다는 게 엄청 감사했다. 감사하다는 말 이상의 말이 없지 않나. 다른 말이 있다면 그 말을 쓰고 싶지만 그래서 계속 감사한 마음 뿐이다."

'사랑의 불시착' 팀은 종방연 당시에도 드라마의 뜨거운 화제성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취재진들은 물론 드라마를 사랑한 팬들 역시 다수 자리했던 것. 그는 "식당에 들어가는데 깜짝 놀랐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계실 줄 모르고 택시에서 내렸는데 한쪽으로는 시청자분들이었던 분들 계시고 옆에는 카메라를 든 기자분들이 계시고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다. 먼저 사진을 찍고 계시던 (오)만석이 형이 세워주셨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여유있는 척 했어야 했는데 여유있는 척 못 하겠더라"며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들어가서는 식사를 하면서 모든 배역이 다 인사를 했다. 분위기가 그렇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각자 참 감사한 마음들이 느껴졌다. 아쉬움은 이씨었지만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고 또 '기생충'의 즐거운 소식도 가져오셔서 겹경사였다. 막방을 다 같이 봤는데 저도 막 울었다. 애틋하고 아쉽고 따뜻하고 다 같이 보니까 색다르더라. 드라마를 위해 수고한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있지 않았나. 모든 사람들 노고의 결과물을 같이 보니까 마음이 벅찼다. 그리고 아침까지 그들과 함께 했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행복했다"고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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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원/사진=tvN 제공


인터뷰를 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던 중에도 마스크를 낀 자신을 알아보는 팬이 있었다며 쑥스러워하던 표치수. 아내인 뮤지컬배우 천은성과 가족들 역시 양경원의 인기에 너무 행복해하는 요즘이지만 그가 '사랑의 불시착'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이 정도로 사랑 받을지는 예상하지 못 한 건 당연했다. 그렇기에 지금의 현실이 더욱 얼떨떨할 터.

"표치수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촬영에 들어가서도 몰랐다. 다만 작가님이 표치수라는 캐릭터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으셨다는 건 알았다. 작가님께서 초반에 고사 지내던 날 미국에서 저를 따로 부르셔서 '표치수 정말 잘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하셨다. 그래서 (부담감에) 잠도 설치고 그랬다. 또 전체 리딩 날 A팀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을 만났는데 '표치수가 아마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되지 않을까' 하시더라. 그렇게 예측을 하시는데 내가 만약 그렇게 되지 못 하면 내가 잘못한 게 되겠다는 생각에 설렘과 걱정이 공존하며 부담을 가진 채 시작했다."

이어 "그런데 방법은 대본에 다 있더라. 대사가 워낙 매력 있게 쓰여있고 상황 자체가 재밌게 쓰여져 있고 그걸 잘 가감없이 수행하면 되겠다 싶었다. 하면서는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고 다들 열심히 찍어주고 받쳐주고 밀어주고 하니까 망각하게 됐다. 와이프도 대본 연습을 같이 해주는데 '오빠 이거 진짜 오빠가 잘못된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매력 있는 캐릭터 될 거다'더라. 거기에서 또 한번 긴장했다. 다들 대본 보고 느끼신 거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표치수가 됐더라도 이미 재료들이 신선하고 품질 좋은 유기농들이라 사랑 받지 않았을까. 저에게 큰 운이 찾아와서 제가 맡게 된 거다"고 겸손을 표했다.

양경원에게 선물 같이 찾아온 표치수. 겸손했지만 양경원이 그려냈기에 표치수는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그가 해석한 표치수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제 생각에 표치수는 나약한 사람이다. 외부든 내부든 상처로부터 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들이 발동한다. 그래서 많은 수단을 쓴다. 무서운 척하고 내가 뭐라도 된 양 행동한다. 그런 갑옷과 무기들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많이 장착한다. 그래서 그가 행한 거친 것들이나 거짓된 어폐들도 밉지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연민이 느껴지고 조금 지내다보면 어떤 속내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계략이 얕은 사람이라서 치수라는 캐릭터에 시청자분들이 쉽게 맘을 열지 않았을까. 내 곁에 치수가 있다면 보호해주고 싶기도 하고 날 배신하지 않을 거 같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거 같을 것 같다. 다행히도 말미에는 그런 방어기제들을 내려놓게 되면서 중대원들에게도, 세리를 향한 마음도 인정하고 드러냈다. 16회 동안 이 사람도 성장한 거다."

그러면서 표치수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명장면에 대한 질문에는 남한에서 신발을 신지도 못한 채 달려나온 금은동에게 운동화를 던져주는 장면, 윤세리를 위로해주는 장면, 리정혁에게 세리를 지켜달라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말하는 장면 등을 언급하며 성장 끝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직접적으로 그 진심을 표현한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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