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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실타래 몸부림처럼 봄이 온다…홍진희 '봄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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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작

물감대신 실을 얹어 그려낸 풍경화

부드럽고 거친 질감 동시에 품어내

가닥가닥 공기층 품은 입체감 특징

이데일리

홍진희 ‘봄날 아침’(사진=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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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머지않아 이런 ‘그림’이 곳곳에 펼쳐질 거다. 뿌연 하늘 아래 개나리가 쏟아져 내리는 어떤 봄날 말이다. 겨울을 뚫고 나선 노란꽃은 한 해 동안 용케도 참아낸 강렬한 몸부림을 쳐댈 거고. 그런데 아직 때가 아닌가. 그 몸부림이 그저 엉킨 실타래인 듯 보이고 있으니.

아니, 그렇게 봤다면 제대로 본 거다. 작가 홍진희가 진짜 ‘실’로 그려낸 풍경화니까. 작가는 물감 대신 실로 작업한다. 캔버스에 차곡차곡 쌓듯이 얹어 숲을 만들고 풀을 심고 꽃을 피우는 거다. 동글동글 말거나 삐죽이 뻗어낸 온갖 실만으로 색감과 질감, 형체와 밝기, 구도와 원근까지 제대로 들인 그림.

왜 하필 실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때론 부드럽고 때론 거친 질감, 여기에 미세한 양감까지 드러낼 수 있어서”란다. 덕분에 자유로운 형상의 변화는 물론 가닥가닥 공기층이 품은 입체감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붓끝 말고 손끝, 그 섬세한 원시성이 물씬 풍기는 ‘봄날 아침’(2020)이다.

3월 6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갤러리가비서 여는 개인전 ‘당신이 그리워질 때’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65.1×90.9㎝. 작가 소장. 갤러리가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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