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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日 '마스크 1상자'에 45만원···"평범한 주부도 뛰어들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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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온라인이 옥션 등 경매사이트 시세 분석

경매가 비싸지면 구매가도 올라...이익 남기기 어려워

2014년 마스크 대량구매한 사장 "수년간 재고지옥"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일본에서 60매들이 마스크 1상자가 45만원 가까이에 팔리는 등 '마스크 고액 판매'가 기승을 부렸다. 그런데 이렇게 마스크 품귀 현상에 편승한 이들은 과연 돈을 벌었을까.

지난 19일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 온라인판이 일본 내 마스크 고액 판매 전모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본 인터넷 쇼핑 사이트 아마존 재팬에는 1상자(60장)에 최저 가격이 4만2000엔(약 45만원)이 넘는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 12일 기자 회견에서 "매주 1억장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할 때까지 고액 판매 소동은 이어졌다.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최근 1달여간의 마스크 가격 동향을 야후 옥션 등 온라인 경매 사이트 시세 등을 통해 분석했다.

일본 내 마스크는 최근 한 달간 비정상적인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달 18일 1000엔이던 마스크 가격은 이달 4일 1만 4000엔으로 뛰었다. 낙찰 건수도 지난달 18일에는 20건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 31일 1만엔을 돌파하고 건수도 2400건에 달했다. 이달 4일 낙찰 가격은 1만 5000엔, 낙찰 건수도 5000건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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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드럭스토어에서 소비자가 마스크를 대량으로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야후 옥션에서의 '피크'는 이달 9일이었다. 지난 11일 낙찰 가격은 1만 5000엔대를 유지했지만, 건수는 3500건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데이터 분석가들은 값을 올린 건 "초보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처음에는 법인기업이나 중국인들의 사재기로 마스크 부족이 시작됐다. 그러나 약국·편의점에서 마스크가 동이 나고 인터넷에서 구매자가 늘면서 '이건 장사가 된다'고 생각한 사람이 매매에 뛰어든 걸로 보인다는 것이다.

프레지던트는 "인터넷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법인기업이나 갑자기 마스크를 팔기 시작한 초보자가 가격을 올리지 않았나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마스크는 단가가 낮고 잘 부서지지 않으며 보관도 쉽다. 이 때문에 아마추어도 손을 대기 쉬운 상품이다. 마스크를 계속 고액으로 판매하는 사람은, 이 분야의 경험이 거의 없는 아마추어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경영 컨설턴트인 다케우치 겐레이는 "프로 도매상이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최근에는 주부나 직장인들도 마스크 판매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이 사람들은 마스크를 팔아서 이득을 봤을까,

부직포 마스크 1장의 구매 가격은 50장에 200엔이다. 1장에 4엔(약 45원)인 셈이다. 이론적으로는 마스크를 한 장에 250엔으로만 팔아도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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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재기 현상은 일본의 일만은 아니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 마스크 판매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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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많이 돈을 벌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 구매 가격도 오른다. 일단 물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야후 옥션에서 고가로 구매해서 아마존에서 되파는 사람이 생겨난다. 프레지던트는 "인터넷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데이터를 잘 보지 않고 되팔기 때문에 결국 불량 재고를 떠안고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2014년 조류 인플루엔자 당시 마스크를 대량으로 샀던 한 인터넷 홈쇼핑 업체 사장의 증언도 기사에 담겼다. 그는 당시 마스크로 돈을 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한동안 잘 나가던 마스크는 결국 구매가 끊겼다. 그는 6000만엔(6억원)어치의 재고를 떠안고 5년 동안 재고를 처리하다가 마지막에는 시설에 기부해 겨우 마스크의 '재고 지옥'에서 풀려났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 때 마스크를 샀는지 묻는 말에는 "지긋지긋하다"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프레지던트는 "매매의 프로들은 가격 변동이 심한 상품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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