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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성공적 데뷔 김광현 "그토록 꿈꿔왔던 무대…들뜨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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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범경기 개막전서 1이닝 무실점 KK쇼…차분한 소감

"혼잣말밖에 안 들려…이제 첫걸음"

연합뉴스

김광현, 시범경기에서 성공적 데뷔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회 등판해 2삼진, 1볼넷으로 이닝을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2.23 superdoo82@yna.co.kr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에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임했다.

본인의 말처럼 들뜨지 않게 노력하는 듯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서 1이닝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그토록 꿈꿔왔던 무대에 처음 섰다"며 "이제 첫걸음을 뗀 만큼, 들뜨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KBO리그 SK와이번스에서 우여곡절 끝에 해외 진출 허락을 받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힘들었던 과정처럼, 이날 첫 등판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단 1이닝만 던졌지만, 투구 도중 소나기가 내려 시야를 가렸다.

두 번째 상대 르네 리베라를 상대할 때는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아 볼넷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구단 클럽하우스 앞에서 인터뷰에 응한 김광현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던지면서 포수 글러브밖에는 안 보이더라. 들리는 것도 혼잣말뿐이었다"며 본인이 느꼈던 긴장감을 표현했다.

이어 "첫 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한 것과 1이닝을 처리하는데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인터뷰를 마치자 주피터 하늘엔 선명한 무지개가 펼쳐졌다.

다음은 김광현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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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구 던지는 김광현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 경기 개막전. 5회초 등판한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연습구를 던지고 있다. 2020.2.23 superdoo82@yna.co.kr



-- 메이저리그 첫 등판 소감은.

▲ 중간 투수로 출전했는데, 선발 등판할 때보다는 긴장감이 덜 했던 것 같다. 준비를 꾸준히 잘 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 선발 등판 전날엔 밥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은 점심까지 먹고 나갔다.

--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 이제 시범경기 첫 경기를 던졌다. 들뜨고 싶지 않다. 점수를 매기기 힘들다. 시즌 시작한 뒤 스스로에 관한 평가를 하고 싶다.

-- 지난 라이브피칭(타자와 상대하는 투구 훈련) 때와 비교하면.

▲ 공의 회전이 좀 나아진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다. 공인구 적응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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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데뷔 소감 밝히는 김광현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와의 시범 경기 개막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5회초 등판한 김광현은 1이닝 동안 2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2020.2.23 superdoo82@yna.co.kr



-- 아쉬웠던 점은.

▲ 투수 코치님이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오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아쉬웠다. 투구 내내 그 부분이 아쉬워서 계속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 배운 점이 있다면.

▲ KBO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를 잡는 방법이 많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힘이 세고 공격적으로 나선다. 그래서 어떻게 던져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 부분이 해결되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나 결정구를 던져야 할 때 답이 나올 것 같다.

-- 경기 후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과 나눈 대화가 있다면.

▲ 잘했다고 하시더라. (르네 리베라를 상대로) 4구를 내줄 때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인 것 같은데 심판이 안 잡아줘 아쉽다고도 하셨다. 자신감을 주기 위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1이닝을 투구 수 19개로 마쳤는데, 좀 많았다. 투구 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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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꿈은 이루어진다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 경기 개막전. 5회초 등판한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5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2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2020.2.23 superdoo82@yna.co.kr



-- 경기장에 한국 팬들이 왔는데.

▲ 보지 못했다. 사실 집중하면 포수 글러브밖에 안 보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나 스스로 하는 혼잣말만 들리더라.

-- 경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나.

▲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건 다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얻어가는 것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등판 전 경기를 보는데, KBO리그 시범경기보다 긴장감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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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위력 보여준 김광현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 경기 개막전. 5회초 등판한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5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2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2020.2.23 superdoo82@yna.co.kr



-- 등판 중 비가 내렸는데.

▲ 살짝 당황했다. 등판 전 비가 한번 내렸는데, 이에 적응하고 들어갔다. 비가 오는 경기는 한국에서도 경험했다.

-- 전 소속팀 SK 선수들이 많이 응원했다.

▲ SK 선수들도, 한국 팬들도 모두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 SK 선수들이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은 그토록 꿈꿨던 무대를 밟은 날이다. 감사하다.

-- 다음 일정은.

▲ 4일 후에 등판한다. 감독님이 일정을 주시는 대로 몸을 만들 계획이다. 그게 프로이고 메이저리거인 것 같다. 평소 60-70% 힘으로 던지다 실전 경기에서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여기서 배웠던 것들을 다른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 자신의 새 별명(KK)처럼 삼진 2개를 잡았는데.

▲ 다음 경기엔 삼진을 더 잡겠다. 사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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